잘 뜯기고 오겠다

라디오스타에 출연하면서

by 동메달톡

잘 뜯기고 오겠다



그의 인생. 이렇게 남의 인생을 집중하여 들여다 본 적이 있었을까. ‘양준일x시원스쿨’ 광고가 핫핑크로 온라인을 도배하고 있다. 그 광고로 시작하여 방송국 녹화가 있었다. 거기는 사회자들에게 질문 포화를 받을 것 같아서 출연을 주저했다는데, 출근길 팬들 영상에 찍힌 말은 “잘 뜯기고 오겠다” 였고, 퇴근길에서 “서로 뜯었다” 라는 말로 녹화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으로 보아 아주 잘 즐겼을 것이고, 그의 어록을 또 투척하고 왔으리라.


양준일은 ‘말’로 시작되었다.

온라인의 탑골공원에서는 음악과 패션이 회자되었다면 다시 돌아온 V3에서는 그의 말이 연일 화제였다. 그 말들이 쫀득하기도 하고, 들으면 뭔가 시원한 한 방을 날리기도 하고, 또 짠해지는 그 무엇이 함축된다. 한국말이 초등학교 수준 정도라고 하지만, 행간을 오가는 말의 힘은 초딩 수준은 이미 뛰어넘었다. 초딩이 뭐야, 현자에 달변가였다. 그에게 요즘의 말은 무엇을 의미하고 있을까.



161쪽, 말

‘무얼 말하는가’ 보다 ‘누가 말하는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지금 내가 하는 말이
대부분 세상에 이미 있던 이야기인데도
새삼스레 주목 받는 것처럼.

- 『 양준일 메이비 - 너와나의 암호말』, 모비딕북스, 2020


그는 최근 발행한 <양준일 메이비-너와나의 암호말>에서 ‘말’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본인도 알고 있다. 자신의 말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음을. 그 말들은 누군가 계속 했던 말 일 수도 있으나, 양준일 본인의 색깔이 고스란히 담긴 것이고, 양준일이 하필 하는 말이라 살아 숨쉰다. 그게 바로 영향력이라는 것이지.




양준일 책, 161쪽

꼭지글 옆에 연필로 메모해 둔 내 낙서가 있다. 책 읽는답시고 오만 잘난 척은 다 했더라고.

누가 말하는가, 가 중요하다면, 내 가치 안에서 이런 말은 하지 말자, 이런 말은 꼭 하자, 고 다짐해 둔 것은 있는가,


내가 궁금한 것은 스스로 말의 타협점을 어떻게 찾고, 말의 영향력에 대한 무게를 얼마나 잘 버티고 견딜 수 있을까, 그게 궁금하고 걱정이 되었다. 그 걱정 앞에, 그는 ‘조율’ 이라는 단어로 자신의 균형을 이야기한다.








- 본문 250쪽, 조율

평화롭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다.
기타를 치기 전에 튜닝을 하듯, 스스로균형을 잡으려면
자기 자신도 늘 조율이되어 있어야 한다.
그 어떤 것도 내 손에달려 있지 않다는 것을
자꾸 기억하고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 양준일 메이비 - 너와나의 암호말』, 모비딕북스, 2020


걱정 안 해도 되겠다. 자신의 말이 어떤 힘으로 움직여서 세상에 또 다른 빛으로 돌아올지 알고 있다는 것이고, 균형을 위하여 스스로 조율 지점을 잘 타협하겠다는 다짐, 그거 읽었다. 다행이다. 그의 인생이 이제는 약한 롤러코스터를 타겠구나, 싶으면서 들여다보는 나도 조금 더 약한 롤러코스터에 승차하겠다는 내 느낌들, 이렇게 덕질은 익어간다.


양준일 인스타그램 @jiytime 라디오스타에서 양준일



사회자와 게스트 말의 향연으로 유명한 ‘라디오스타’ 녹화에서 서로 어떻게 뜯기고, 뜯었을까. 그거 지켜보는 방송에서 우리는 또 어떤색의 인생화보를 들여다 볼 수 있을까. 말을 잘 던지고, 잘 조율하는 삶의 체험 현장을 거기에서 또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덧,

책을 들여다보면서 사진을 다시 본다. 이 눈빛은 무엇인지, 저 선은 어떤 빛과 조율을 하여 저런 표정이 나왔고, 사진작가는 또 무엇을 담고 싶었을까. 두 사람의 교집합이 분명 있을 것인데, 그것은 또 무엇일까. 이거 담아내고 쓰려면 어떤 시선으로 더 들여다봐야 할까. 내가 풀어낼 수 있는 내공은 있을까. 이런 고민하다가 결국 사진 글은 한 줄도 못 썼다.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다. 간절히 들여다보면 또 방법이 있겠지.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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