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너무 집중했는지 몸이 어슬어슬 몸살기가 온다. 흠... 이런 상황에서도 인터뷰한 녹취를 다시 듣고 있는데,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서 잘 안 살아요"라는 말이 계속 들어온다. 자신을 위해서 사는 것은 또 무엇일까, 하는 생각.
2.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지은 지 3년 차 된 아파트이다. 우리 집은 아니고 임대 세입자로 살고 있는데 이 집이 소위 분양가 2억 8천쯤이었다. 15년 분양 시작하고, 17년에 입주 시작했는데 지금 매매가는 10억 가까이 간다. 세종 행정수도 때문에 가격이 급상승했는데 실거래액이 10억인지는 모르겠다. 일단 매물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10억 한다는 아파트, 3년 차 아파트가 욕실 타일 벽은 다 갈라졌고, 타일 벽이 갈라지니 그 틈을 타고 물리적 계산이 어긋나니 욕실 문틀도 어긋나서 문도 제대로 안 닫힌다. 태풍 부는 날 드레스룸 조명은 떨어졌고, 바람 부는 날 안방 문 들컥거리는 소리가 하도 커서 급기야 테이프 붙여서 틈새를 조율했다. 잘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집이 10억 시세란다.
어디에서 문제가 생긴 것일까. 소위 건축물 내부는 거지 깽깽이인데 단지 세종에 있다는 이유로 분양가 3배로 올랐다. 이게 말이 되냐 말이다. 주변 인프라는 개인이 만든 것이 아닌데 개인은 부를 축적했다. 이것이 실화인가. 그래 부를 축적한 것은 그렇다 치자. 10억 아파트, 3년 만에 욕실 벽 갈라지고, 문짝 아귀 안 맞고, 태풍 불어 조명 떨어지고, 바람 불어 문짝 흔들리는 것, 그것에 왜 아무도 문제제기 안 하는가, 나는 그것이 궁금하다.
3.
원룸 사는 외국 청년이 그러더라. 어떻게 집의 창문이 그리 작을 수 있고 그나마 있는 창문도 불투명으로 되어서 밖이 보이질 않는다고. 타인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것이다 하는데 왜 그런 건축을 허가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남의 집 사니 벽에 못 하나 박는 것도 물어봐야 한다 하지만 자신은 아예 박을 생각도 없단다. 벽 안에 각종 케이블이니 그런 것들이 있어서 벽이 부서질 것 같단다. 그래서 아예 뭘 박을 생각조 차를 포기한다고. 그나마 창문 제대로 있고, 창문 너머 뷰를 쪼금이라도 볼 수 있는 곳 찾느라고 원룸 얻는데 40군데를 다녔다고 하더라. 이게 대한민국 실화이다.
허긴 우리 집 아이 서울에서 자취할 때 두 번이나 물이 새는 경우가 생겼다. 1층에서는 역류했고, 3층에서는 위층에서 물이 내려왔다. 거기에 열 받아서 그 길로 다음 학기 학교 기숙사 들어갔다.
이게 대한민국 민낯이다. 왜 사람들은 10억 아파트의 부실함에 가만히 있고, 원룸의 크기와 창문에 다들 가만히 있을까. 왜 오래된 건축물을 부서고 새로 짓는 것에, 왜 다들 침묵할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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