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근의 남영동 대공분실
1987 다른 관점의 건축이야기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영화 1987를 심야로 보고 온 탓일까. 역사적 사건에 대한 회한과 분노는 이미 각오하고 간 터라 그냥 덤덤히 봤다. 오히려 나를 계속 자극하는 것은 그 남영동 대공분실, 그 공간이었다. 돌아와 누운 자리에서도 그 공간이 자꾸 스친다.
몇해 전(건축에 막 관심 가지면서 이것저것 두리번 거리며 많이 읽을 때)에 건축가 김수근 관련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남영동 대공분실 설계 관련 글이었고, 굵직한 국책 용역 설계를 많이 했다는 뭐 그런 글이었다. 그 때는 그렇구나 했는데, 오늘 영화를 보는내내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그 공간이었다. 사건사고보다 그 공간이 더 나를 옥죄는 느낌이라니.
그 설계를 맡을 때 그 용도를 국가는 뭐라고 설명했을까. 밖에서 보면 오죽 구멍 몇 개만 난 그 척박한 그 건축에 무슨 의미 부여를 하면서 설계를 했을까. 그리고 그는 그 건축에 어떤 가치를 부여했을까. 그도 영화의 김윤석처럼 애국자로? 그것으로 퉁치는? 아니면 그도 위에서 시키는 그저 돈 되는 일이었나. 소위 숭고한 밥벌이 그것인가. 영화를 보는내내 그 건축물이 여기저기 나를 가두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상영관 내부 온도가 높으니, 나는 또 간헐적 폐쇄공포 같은 것을 느꼈다. 이거 병이구나. 이제 겨울에는 이런 밀폐된 공간에서 공연 못 보겠구나. 더워. 답답해. 힘들어. 오만가지 잡것들이 붙어서 나를 잡더라.
다시 김수근, 남영동 대공분실. 그 설계의 시작은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그의 건축물에 대한 차후 작품에 대한 의미는 뭘까, 이 원초적 물음은 끝간데 없다. 바야흐로 건축의 역사적 의미되겠다. 흐미....김수근이 다시 궁금해진다.
1987, 그 해를 지나 지금은 2018. 지금도 그런 거지같은 건축 설계하는 건축사나 건축가가 있을긴데. 사는 거 참, 거지 같아. 참 전쟁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