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I형과 극 T형
일을 위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집에 있는데 새삼 내가 굉장한 은둔형이라는 것을 또 느낀다. 집에 있어도 당연히 할 일은 총총히 있고. 딱히 해야 할 일이 없어도 그냥 집에 있는 것이 제일 행복하다. 읽어야 할 책은 여전히 많고. 집에서도 해야 할 일도 여전히 많다. 그래서 맨날 바쁘다.
2008년부터 기업체 교육강사를 하면서 강사 관련한 모임에 적을 둔 적은 없다. 그때는 MBTI가 보편화 안 되어서 내가 극 I형인 줄 몰랐다. 몇 번 강사모임을 나갔다 오면 거의 파김치가 되어서 너무 피곤한 것이다. 아, 나는 그런 모임에는 체질이 안 맞는구나 했다. 요즘 MBTI가 많이 돌면서 나는 극 I형인 것을 알았다 에너지 방향성이 내부에 있다는 것이지.
MBTI를 완전 믿는다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내 안의 에너지 방향이 외부에서 시작되는지 안에서 시작되는지 아는 것, 좋다.
며칠 전에 어느 지인이 누가 자신을 실력이 없다고 욕한다고 속상하다고 하길래, 그러면 빡세게 독기를 품고 그 방면에서 공부를 해, 그리고 그 사람들 찍소리도 못 하게 찜 쪄 먹어!!!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 지인이 하는 왈.
“와!!! 역시 T라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를 해요”
라고 하더라. 그러면 뭐라고 하지. 실력이 없다고 누군가 이야기하면 공부하거나 그 말을 무시하거나. 그 외에 다른 방법이 뭐가 있지?
혼자 있는 시간에 전혀 심심하지 않고, 혼자 있어서 좋은 것에는 나의 T형도 한몫하는 것 같다. 당체 타인의 생활이 관심 없고, 당체 남의 인생에, 혹은 모임에서 우르르 관계성을 맺는 것에 관심이 없다. 딱 내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 것. 그게 요즘 내 인생의 목표이다.
혼자 있으면서 자신을 들여다봐야 내 일을 할 수 있다. 지금 하는 일을 오래 잘하기 위하여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 있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