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커피, 본인이 내린 거 아니죠?
내 예민함의 끝이라니.
이 커피 맛이 좀 달라요. 이거 첫 물의 온도를 놓쳤거나, 늘 내리는 습관의 커피가 아니거나 등등. 아무래도 그래여.
올만에 내린 커피에 이런 훈수를 두니. 역시 직접 내린 커피가 아니고, 다른 분이 내린 커피더라. 이거 내가 정말 예민하지요, 했더니. 그 대답에 "너무" 예민하다, 라고 '너무' 에 방점을 찍었다..ㅋㅋㅋㅋㅋㅋ
뭐든 익숙한 것에 대한 습관의 느낌은 있는 것이다. 그게 비켜가면 사실상 다른 느낌이 오는 것이 아니고, 낯설음이 오는 법이거든. 캬.
커피는 원산지가 중요할 때도 있지만 누가 어디에서 내려주느냐도 중요하지. 커피 못 마셔 환장한 거 아니고, 커피 없어서 종종 거리는 게 아닌. 네가 나를 위해서 기꺼이 내려주는 커피에 환호하는거야. 어때 그렇지 않아?
ㅡㅡㅡ
시詩
-문충성-
너를 팔아 세상을 산다한들 무슨 소용 있으리.
내 속에서 피 말리는 자
나는 네게서 나를 벗어나고 싶다.
깊은 밤 홀로
깨어 우는 울음 죽이고
저승으로 이어지는 너의 어둠을 두들긴다.
-문충성, 제주바다(1978), 문학과지성사, '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