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교육현장을 보면서
어제밤에 # 예술하는(글에는 미술) 하는 사람들에게 마케팅을 교육하여 그들이 자력(?)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제에 몇 개 댓글이 오갔다.
두 분 다 선한 영향력을 발현하는 사람들이고 감정 조절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분들이다는 생각이 드는데, 늦게까지 댓글로 토론 했으면 좋았을건데 내가 그 사이 잠들어 버렸다. ㅠㅠ
아침에 눈 떠 보니 몇 개의 댓글들이 있는데. 내 생각은 그렇다. 문화적 감성이나 예술적 감성 특히 그 예술의 한 장르에서 작가로 이름하는 사람들에게 마케팅이니 기획이니 그런 거 안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스팟식 자기 공연이나 작품 홍보 정도 할 수 있고, 그런 기술들이 들어가면 더 확장성은 있다 생각한다. 그러나 그 정도까지 이지. 그걸 더 확장하고 더 전략화하는 것 나는 위험하다 생각한다. 그러는 동안 예술적 고유성은 퇴색되기 마련이거든.
배우나 가수에게는 마케팅 이야기 하지 않는데, 왜 미술이나 음악같은 순수 예술에 그런 경영학적 이론을 대입하느냐 하면 결국 그 시장이 열악하다는 이유이다. 어렵고 취향적으로 보고 듣는 것이 평균화 안 되어 있고. 문화예술쪽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경제적 양극화도 형성되어 있고. 이게 예술가의 문제인가, 문화소비자의 문제인가.
우리는 어릴 때부터 미술과 음악은 시험에서 중요과목이 아니었고. 그거 잘 한다고 국영수처럼 칭찬도 못 받았고. 그거 제대로 학습하고 가르쳐주는 곳도 없었고. 심지어 우리 때는 성적은 좀 낮고, 집안 형편 좋으면 음미대 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폄하가 아니라 사실 많이 그랬다).근데 그들이 지금 자기 분야에서 예술을 생산하고 있느냐, 로 보면 거의 없다. 반면 문화적, 예술적 재능과 끼가 탁월하여 그 쪽으로 전공한 사람들은 문화/예술 생산자로 살고 있다. 그게 예술적 재능의 확장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기획 잘 하고, 마케팅 능력이 특출한 게 아니고. 그냥 그 작품 세계에 몰입한 결과이다.
나는 내 바닥에서는 날라리이다. 소위 경영학 중에서 인사.조직.전략을 전공한 사람이 이런 날라리는 없다(물론 내 생각). 똘끼 충만하고 날라리이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이게 문화예술장르로 넘어가면 나 역시 조직과 성과에만 관심있는 하드한, 문화예술을 모르는 꼴보수로 그 바닥에 회자된다. 그게 한계이더라.
처음 강사시장에 나왔을 때, 나한테 사람들이 그랬다. 강사가 글빨 있어서 강사시장에서 금방 자리 잡겠다고. 실제로 그런 것도 좀 있었다. 찬란한(?)제안서와 기획서를 내가 많이 썼고. 오가는 메일 조차도 글빨이 휘날린다고 교육담당자들이 그랬다. 내 재능은 딱 거기까지이다. 그냥 내 밥벌이에 조금 도움되는 글빨이지 내가 문인은 아닌 것, 글빨 날린다고 문학 관련 예술가는 아니라는 것, 비즈니스 글쓰기가 좀 된다고 문인은 아니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내가 글빨이 예술적 그 무엇이었다면 소설가나 시인이 되었겠지.
오히려 문화소비자 교육론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예술가에게 기획이니 마케팅이니 하는 경영학론 대입하지 말고, 문화소비자로 향유하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그런 과정들이 더 전략적으로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몇 달 전에 홍보라는 타이틀을 달고 예술 밖의 강사들이 와서는 이런저런 홍보도구를 설명하면서 예술가들 혼내는데 정말 마음이 아프더라. 바흐의 무반주를 모른다고, 베토벤의 황제곡을 모른다고 아무도 막 혼내지 않는데 예술하는 사람들에게 마케팅의 기본적인 것들 모른다고 막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물론 그것은 강사의 역량이었겠지만), 그게 우리들 문화소비자의 한계이다.
YG의 양현석도 전문 경영인을 두었고(물론 동생이지만), 난다긴다 하는 문화기획가 송승환도 마케터는 따로 있다. 기획은 기획가가 하고 마케팅은 마케터가 하고, 전략은 컨설턴트들이 도와주고 그게 맞는 구조이다 생각한다. 영화 현장에서도 감독과 촬영감독 다르게 있고, 음악감독, 미술감독, 조명감독 다 각각으로 있는 거 처럼 문화예술, 그거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그 무엇들이 그물코처럼 만들어지면 좋겠다. 문화예술에서 생산과 유통, 향유 그것을 한 울타리에 넣는 것 그게 전부는 아니다 싶다.
몇 년 전 서울시향의 정명훈 단장에게 시향 경영성을 언급 한 거, 그게 맞는 처사인지 나는 아직도 모르겠거든. 그래서 예술경영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분발하여 예술가는 작품에 더 몰입할 수 있게 시장을 조성해 주면 좋겠다. 덩달아 문화소비자도 좀 더 많이 향유할 수 있는 그 품들이 있으면 좋겠고. 물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이냐 그것과 비슷하다 싶다만.
어제밤 의제에 긴 토론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인데 싶다. 오히려 이 판을 제대로 기획해 보고 싶네.
두 분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