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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메달 Sep 07. 2018

관계의 일반학

소소하게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들의 한계

내가 그나마 잘 하는 게 있다면, 낄 자리와 물러날 자리를 잘 구분하여 행동한다는 거. 그게 일명 낯가림이라고도 하지만. 그 낯가림과 또 다른 구분선은 있다. 넘치는 것, 넘쳐서 과유불급 하는 것, 그거 안 하려고 나름 노력하고 산다만.


그래서인지 좀 넘친다 싶은 것들이 불쑥 내 안에 들어오면 몹시도 불편해 하고, 몹시도 불쾌해 한다. 그게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만 이상하게 내 안의 선이 있는데 그걸 넘어섰다는 생각이 들면 일단 기분이 나빠진다. 그 원인이 어디에서 연유되었든 우선 맘이 상한다. 그러면 뭔가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그 방법이 내 안에서 떼굴떼굴 구르면 그냥 속수무책이 되어버린다.


'관계의 일반학(그냥 내가 잘 쓰는 말. 상식보다 그냥 일반적인 것들)'이 지켜지지 않으면 그 이상한 것들이 엉키면서 혼자서 거의 죽을 만큼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는 명치끝을 지르는 송곳이 되어서 여기저기 찌르고 다니고, 나는 그 치명상을 악소리 없이 받아들인다. 떠들고 성질 부리고, 열 받으면 그건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그러고 마는 것이고. 치명상이다 싶으면 입을 다물어버린다. 그거 주변에서는 많이들 안다. 나도 왜 그렇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그렇다. 어쩌면 쓸데없는 내 방어기저인지 모르겠으나, 치명상에는 그냥 덧나게 둬 버린다는 거.



소소하게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이 있지. 그걸 관계의 일반학, 이라고 칭하고 싶어. 상식적인 것 보다 더 먼저 회자되는 것들, 아침에 눈 뜨면 햇살이 있고, 저녁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정말 일반적인 것들...그게 '관계의 일반학' 이 아닐까 싶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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