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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현-어른은 어떻게 돼?

어른은 그렇게 세월따라 되는거야

by 동메달톡


결국은 사서 읽었다



박철현 #어른은어떻게돼 이 책, 인터파크 예약 팝업으로 봤다. 그 때 팝업 뜰 때, 내 생각은 딱 그거였다. 애 넷, 일본인 아내, 한국인 남편, 그래서 뭐 어쩌라고? 패스.


그러다 페북에서 갑자기 #박철현 이라는 해시태그가 막 달렸고, 그러다 급기야 내 이름이 어느 여인이 쓴 서평에 태그로 걸려서 따라 들어왔다. 다들 뭐지, 이거 뭐래, 왜들 그래, 딱 그 감정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 생각이 났다는 짧은 문장에 아이들과 그렇게 소통했겠다는 상상력은 그저 내가 청소년캠프를 막 끝난 지점이니 그렇게 생각하나 보다 했는데, 읽고 보니 내 아이 육아에 대한 상상을 했나보더라. 사교육 시키지 않고, 공부하라 소리 하지 않고, 그냥 던져두되 기본적 규범은 지키게 하는. 뭐 그런 것들이 비슷하다 생각했나 보더라.


일본에는 내 친한 친구가 살아서, 이 책이 일본 가정을, 주택가 골목길을 계속 떠오르게 하더라. 그녀는 27살에 일본 남자랑 결혼했다. 그 이 후로 지금까지 살고 있으니 이제 거의 일본 여인이 된 거다. 아이들이 방학 때(그것도 꼭 여름에)한국 들어와 내 친구 친정집에서 며칠 묵다 가면 그 때 아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사랑을 받고 어렴풋이 너네 엄마가 한국인임을 지긋히 눌러 인지하고 갔더랬다.



김해국제공항에 흡연실이 저기 있었는데

유나가 그랬다지. 김해국제공항에 흡연실이 없어졌다(옮겨졌나)고. 소리에 빵 터졌다. 나도 거기 가서 그 이야기 했거든. 2층 모퉁이에 있던 흡연실이 사라졌네, 라고. 내 친구도 맨날 김해로 들어오거든. 그걸 기억하는 거, 그거 관찰력이잖아.


친구 덕에 일본의 길가 1층 작은 아파트도 가 봤고, 2층으로 된 일본 주택도 가 봤거든. 도쿄 시내 여기저기 보다는 동네 어귀 골목길, 주차장, 심지어 사우나까지 가 봤고, 지역 축제나 자원봉사 제도, 동네에서 크고 작게 운영되는 방과후 여러 활동 모둠도 봤거든. 그런 것들이 책에서 참 세세하게 언급되니 아, 그 때 내 친구가 말한 것이 그거 였구나. 아 저게 그거구나, 하는 확인사살을 하는 느낌이랄까.


아빠의 관찰일기

오랜기간 아빠가 아이를 향한 소박한 관찰일기들, 그게 그 아이들 인생이고, 또 부모의 역사이기도 하지. 그 역사가 찬란하게 빛나는 것은 오롯이 순간순간을 즐기는 각자의 취향적 선택이겠지만 여기 구성원들, 잘 살고 있음에 무한 축복을 보낸다.


강태영 편집자, 그에게 박수를
그 집요함에

박철현작가와 강태영 편집자의 집요한(이 단어가 딱 맞아)강권이 와우, 열정이고 에너지이네. 마케팅은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하는 것을 몸으로 배우고 익혔다. 오늘 아침 또 차가 없어질 것 같아 남편 나가는 길에 서점 문 여는 10시에 총알같이 가서 한 권을 집어두고, 돌아오는 길에는 시내버스를 탔는데 온 마을 한 바퀴 도는 관광버스더라고(대중교통 수준하고는!!!). 그거 감수하고 책 한권(물론 덕분에 몇 권 더 집어오기는 했다만)을 사 들고 오는 적극적 소비자가 기꺼이 되어있는 나를 보는데, 와우 되게 웃기더라고. 이런 소비자 행동론을 직접 하게 하는 작가의 힘, 그게 뭘까. 그게 도대체 뭘까. 그거 물어보는 것에서 책읽기는 시작되었지.


작가만큼 박수 쳐 주고 싶은 사람은 발굴한 편집자 #강태영 님이다. 고수가 고수를 알아보는거지. 그거 멋지잖아. 결국 사는 것은 이렇게 연결되어 서로를 챙기고, 서로에게 영향력 주며 사는 것이지. 그게 가족들 이야기만큼 감동되더라. 척 보면 아는, 서로 안목의 결정판 같은 것들이겠지. 그게 고수지.


미우, 유나, 준, 시온 그들에게 축복을

미우는 척 봐도 연예인 포스가 나고, 한복 입고 옥녀머리 하고 졸업식 갔을 때, 탄성이 나왔다는 소리, 그 장면이 정말 상상되더라. 와우. 유나는 착한 잔소리쟁이, 준이는 심지 굳은 청년 아이, 시온은 뭐 아빠같은 포스. 그렇게 각각 자기 색깔을 품고 또 어른이 되어가겠지. 덕분에 나도 내 어린시절과 내 아이 어린시절들이 스친다. 그게 다 역사이고, 세월이더라고. 그래서 고맙지..


축뽁!!! 축복.


끌어당김의 힘


와!!!! 뭐냐고 결국 이렇게 길게 주절주절 또 쓰는구나. 이 사람들 대단한 끌어당김을 하는구나.

베스트셀러 되어서 작가가 한국 와서 한 턱 쏘는 일이 있어지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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