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콰르텟, 더폴락, 고트북스, 시인보호구역
우리가 검색을 잘 못 한 것일까. 대구에서 네 군데 책방을 보고 왔는데 책만 오롯하게 파는 곳을 못 보고 왔다. 남산동 헌책방 골목을 가야 책만 있는 것이었을까.
중앙로와 한일로를 중심으로 오목조목 모여 있어서 걷고, 또 걷는 일정이었다마는 책만 파는 작은 책방은 못 보고, 커피를 팔고 잡화를 파는, 소위 복합 공간이었다. 괴산에서는 서점 관련 책방지기의 이야기를 들었으나 이번 대구에서는 소비자로만 느껴보자는 취지로 모두들 고객으로 대접 받자, 했는데. 그런 고객으로 대접 받을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았다. 다들 커피를 같이 팔고 있으니 책방 손님들 대면하여 이야기 할 수 있는 여백이 없었고. 또 우리팀들도 이런저런 책 보느라 뭐 대면의 가치를 그리 바라지도 않았다. 지역으로는 두 번째 탐방인데 우리가 간 대구 지역의 동네 책방은 독립출판물이 많았고, 평소 못 보던 작가, 못 보던 책이다 보니 모두가 신선하고 새로왔다. 그게 대구 책방의 매력이었다.
스튜디오 콰르텟과 시인보호구역은 후에 다시 대구 가서 또 갔는데 둘 다의 목적은 도서 구입이 아니고, 지인을 만나기 위한 장소로 커피를 마시는 그런 미팅 장소였다. 조용했고, 커피가 저렴했고. 대구시민들조차도 잘 모르는 곳을 안내하니 다들 신기해 했으나, 아무도 책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냥 커피집으로만 기억되는 모양이다. 그래도 시인보호구역은 공간이 제법 넓어서 갤러리로 활용도 되고 지역 이슈의 포럼장으로 활용하고, 독서문화캠프도 운영하며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었다. 베스트셀러와 독립출판물이 적절히 배치된 곳. 공간의 힘이 뭔가 있어 보이나, 두 번 방문 모두 손님이 거의 없어서 영업이익은 무엇으로 할까, 하는 궁금함이 올라왔다. 책방이 쉬운 일이 아니야. 그치. 더폴락은 대구의 향촌동, 옛날유흥업소 전성시대의 그 한 모퉁이에 빈티지 간판을 걸고 책방으로, 혹은 문화의 허브 같은 역할을 한다 싶었다. 여기에도 독립출판물이 많았는데, 의미 담긴 '말 이야기' 한 권을 사 와서, 그 작은 책으로 다른 프로젝트 하고 싶어서 아직도 그 책 들고 궁리중이다. 실제로 모 회사의 한 교육도구로 사용하기도 헸다. 그거 매력 있었어. 고스트북스는 독립출판물을 제작하는 곳이기도 했는데, 자기책 만드는 일에 대한 관심이 있으면 여기 이용하면 좋겠더라. 여기도 역시 커피를 팔고 있었고. 경상도 사내의 특유한 그 느낌이 있던 거기였다. 고스트 이미지가 너무 귀엽더라고. 다들 그걸 기억한다는 것.
대구 책방에서는 오롯이 책만 파는 곳을 못 찾아서 아쉬웠고, 결국 책만 팔아서 공간 활용은 힘들구나, 를 외치며 다시 서점의 역할은 뭘까 하는 물음표를 또 찍었어. 문화공간안에 책은 도구야?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