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일은 누구인가?
-덕질은 시작되었다, 리베카
덕질의 이유- 양준일 편
덕질은 시작되었다, 리베카
양준일은 누구인가?
도대체 뭐지? 본인이 매일 물어본다고 하더라. 이게 무슨 일이야? 나도 매일 물어본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고. 슈가맨도 몰랐고, 이름도 몰랐고, 노래도 몰랐던 사람이다. 2019년 크리스마스날 ‘손석희 문화초대석’의 인터뷰를 보고는 나는 단박에 빠졌다. 슈가맨을 찾아서 봤고, 팬미팅을 토막토막 영상으로 찾아보고, 매일 기사를 찾아보는 소위 덕질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양준일 이야기이다.
요즘의 대세 아티스트라고 하는데. 구랍 12월 6일 슈가맨에 방송 출연 한 지 두 달 되었고, 미국으로 돌아가 재입국한 것은 12월 20일, 이제 겨우 한 달 지났다. 그 사이 인생은 바뀌어져 있고, 일이 바뀌어져 있다. 슈가맨 출연 당시 미국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하고 있었고, 당장 일상의 지불할 생활들이 있어서 쉽게 한국에 못 온다고 했다. 그럼에도 결국 왔다. 누군가가 간청을 했고, 누군가가 기다렸고, 누군가가 무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국에 와서 슈가맨 한 번 출연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얼마나 큰 울림을 주고 갔는지, 사람들은 다시 그를 재소환했고, ‘양준일의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팬 미팅을 국내에서 하루에 두 번 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그때도 이렇게 일이 커지리라고 누가 알았겠냐고. 팬들이 떼창으로 ‘출국금지’를 외쳤는데 정말 출국금지를 해야 할 판이다.
이미지 출처 - JTBC 뉴스 화면캡처 https://youtu.be/SvscXx9ADb
오십 대인데 어떻게 저런 눈빛을 하고, 해맑을 수 있는 거지?
처음 문화초대석에서 그를 봤는데, 언급한 것처럼 모르는 사람이었다. 이름도 처음 들어봤다. 사람을 모르니 그의 음악도 당연히 몰랐다. 91년 그 해에 리베카, 로 데뷔했다고 하는데 기억이 전혀 없다. 모르는 사람이 깔끔한 슈트를 입고, 헤어스타일은 옛 만화의 ‘캔디’에 나오는 테리우스처럼 옅은 파마머리를 하고는 하늘하늘 웃고 있었다.
저 사람이 누구지? 연일 검색어에 떠오른 양준일, 이라는 사람이구나. 왜 검색어 도배를 했지, 그게 궁금했다. 69년생이라는데, 그러면 오십 대 인데 어떻게 저런 눈빛을 하고, 해맑을 수 있는 거지? 저 사람 뭐지?
치킨집이 망할 수 있는 것처럼, 음반도 망할 수 있는 것
양준일은 91년에 데뷔했고, 93년에 2집이 나왔다. “치킨집이 망할 수 있는 것처럼, 음반도 망할 수 일” 는 것 아니냐는 그의 조용한 항변처럼 93년에 그는 출입국 관리국의 비자 연장 스탬프 승인이 안 나서 미국으로 돌아갔다. 10년 비자를 받아서 들어왔지만, 승인은 6개월마다 받아야 한국에 체류할 수 있는 그는, 국적은 미국이었다. 어릴 때 부모와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고 들었다. 출입국 직원은 외국인이 한국 와서 돈 버는 것 못 본다고 자신이 있는 동안은 도장은 절대 못 찍어준다고 했단다. 급기야는 부산에서 공연 준비하고 있는데 직접 찾아와서 지금 공연하면 앞으로 한국 절대 못 들어온다 해서 출국했다 하더라.
그리고 다시 2001년 V2로 컴백했다. 그때는 소속사 계약 문제로 또 활동을 제대로 못 했다. 일산에서 영어 강사로 일 하다가(이것도 연예활동은 못 한다는 계약 조건은 있었으나, 영어 선생 하지 마라는 단서는 없어서 영어 가르쳤다고) 결국 미국으로 돌아갔단다.
힘들었지만 매번 안 좋았던 일만 있었던 것은 아이고, 좋은 일도 있었다
인생은 롤러코스터 같았다고 손석희 사장과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다. 결혼을 했고, 다섯 살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가장으로서의 책무로 서빙을 하고 있다는 것, 그게 정말 짠했고 울컥했다. 남자로 가지는 가장의 의무로 본 것이 아니고, 누구든 상황이 되는 사람이 감당을 할 수 있을 만큼으로 일 하여 노동의 가치로 밥벌이하는 것, 그거 정말 고마웠다. 음악을 한 친구였고, 한 때 연예인으로 살았던 사람이었다. 음반을 세 번 실패했고, 하던 영어 강사도 뜻대로 안 된 듯했다. 그러면 자포자기하여 마약 할 수도 있고, 피골이 상접한 모습으로 나타 날 수도 있지 않은가(물론 그러면 방송에 안 나왔겠지만).
그럼에도 “힘들었지만 매번 안 좋았던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좋은 일도 있었”다,라고 하는데 눈물이 다 나더라. 그래, 사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 또 실감했다.
이미지 출처 - 리베카세탁소 인스타그램 (MBC 라디오 여성시대 출연)
그런 울림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입국 두 달 만에 대세가 되었다. 그동안 아이돌만 출연한다는 ‘음악중심’이라는 음악 프로에 나갔는데 딱 한 곡을 불렀으나, 자신을 위해 마음을 담아주는 팬들의 떼창 구호에 거의 신들린 사람처럼 날아다니며 춤을 추었다. 1절 후렴구에서는 박자를 맞춘 가벼운 몸사위였다면 2절 후렴구에서는 감사함을 온몸으로 바치고 있었다.
기다렸어 양준일, 어서 와요 양준일
그리웠어 양준일, 함께해요 양준일
출구 없어 양준일, 출국금지 양준일
저 사람 진짜구나
‘아 저 형, 잘 되면 좋겠다’는 어느 댓글의 응원처럼, 양준일을 본 사람은 그렇게 다 응원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광고를 찍었고, 그 사이 라디오에 출연했고, 또 뮤직 토크 초대 게스트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고, 패션 화보를 찍었다. 그가 쓴 책이 예약판매를 또 기다리고 있다. 세 번째, 데뷔로 그는 인생 화보를 다시 쓰고 있는데, 그를 끌어당기는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나는 매일매일 보고 또 보고, 듣고 또 듣고 도돌이표를 왜 반복하고 있을까. 팬카페는 단숨에 7만 육박하고, 직접 개설한 인스타는 계정 보름 만에 5만을 넘었다. 이게 도대체 뭔가, 도대체 뭘까.
같이 덕질을 마음껏 해 보자고 나는 지금, 양껏 꼬시고 있다
양준일을 여기에서 처음 들었다면, 모른다면, 지금 검색해 보시라. 2020년은 양준일과 펭수를 모르면 이야기가 안 된다 하니, ‘양준일’ 그에게 집중해 보자. 또 모르지 않겠나. 그의 기적 같은 삶의 행운이 어디로 나눠질지. 밀알이 되어 굽이굽이 내 삶 속에 들어올 것 같은 느낌, 이것이 덕질의 이유 아니겠나. 같이 덕질을 마음껏 해 보자고 나는 지금, 양껏 꼬시고 있다. 기적을 나눠 보자는 펌프질에 손 들 사람? 손!
굿럭.
프리즘 북이오에 '덕질의 이유'로 정기 칼럼을 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