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음악생활.

내가 'U2'를 멀리하는 이유.

by 이동민

"록음악은 청소년기까지만 잠시 문을 열어 두는 장르의 음악이다"라고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씨는 말했다. 나는 김태훈 씨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니고,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많이 본 것도 아니지만 언젠가 우연히 듣게 된 저 문장만큼은 기억에 남아 지워지지 않는다. 아마도 퍽이나 공감했기 때문이겠지. 그러니까 그의 이야기를 조금 더 풀어보자면, '청소년기에 록음악을 즐겨 듣지 않는 다면 자라서도 록음악과는 친해질 확률이 현저히 낮다'라는 이야기다.


반대로 그 시기에 락을 접한 적이 있다면, 그는 평생 록음악을 즐길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이라고 할까. 그래서 중고등학교 시절 주야장천 '전람회'나 '패닉'을 들어온 나는 앞으로도 '그린데이'나 'U2'와는 친해질 가능성이 극히 적다.


U2와 절대 '베프'가 될 수 없다니! U2의 공연을 보기 위해 휴가를 쓰고 미국까지 다녀온 내 친구 '쭈'가 듣는다면 이는 참으로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겠다. 하지만 그래도 내 입장에서는 만족할 수 있다. 비록 U2와는 '베프'가 아니지만, 그 대신 청소년기에 친해진 감수성 예민한 발라드들과는 줄곧 친하게 지낼 것이 틀림없으니까. 마치 온갖 일이 있었지만 여전하게 지낼 수 있는 중고등학교 때의 친구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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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어찌 보면 음악을 듣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록음악과 같은 음악의 장르가 아닌지 모르겠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장르의 음악을 듣건 간에 그 음악을 듣는 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청소년기에 들은 그 시절의 음악들이 지금도 종종 나를 자극하는 것처럼 말이다.


방송국의 드라마 PD선생들은 어찌나 교활한지 이 음악적 감성을 충분 활용하기 마련이다. 드라마 내용과는 별 개연성도 없는 것 같은데 흘러나오는 옛 노래에 나 역시 개연성도 없이 그 노래들에 갇혀 며칠을 지내게 된다. 특히나 최근 무방비 상태에서 듣게 된 '모노'의 '넌 언제나'정도까지 되면 이건 강도가 너무 세다. 나는 그 노래를 들을 때면, 나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형 친구에 관한 추억까지 떠올라 시간을 소비하게 되기 때문이다. 거기다 '쿨'의 '아로하'라니, 그 시절 어느 누가 쿨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단 말인가.


조금 심한 비유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가끔 이런 나 자신을 발견할 때면 '종을 울리면, 침을 흘리는 리트리버'와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그리고는 결국 이러한 치트키들을 활용하는 영리한 극작가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어찌 되었건 나는 이틀 만에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몰아보고는 다음화를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일이 다 비슷비슷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에는 '쿨'이나 '모노'같은 치트키를 삽입하고, 요즘 히트되는 빠른 댄스 곡들 또한 공식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쉬쉬거릴 거리도 아니다. 나는 사실 이러한 흐름을 반대하고 싶지는 않다. 결국 제작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대에 맞추어 이용자에게 가장 사랑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아니겠는가.


나 또한 최근 무엇인가를 적고 그리다 보니 당연히 방법을 모색한다. 그리고 나 역시 '잘 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더 재미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쯤 되면 당연히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힘을 빌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좋아하는 작가의 에세이집을 반복해 읽고 꼼꼼하게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몇 가지의 특징을 발견하게 되었다. 작가가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에세이마다 적용되는 공식이 있었다.


아직 나는 이 공식을 잘 활용하지 못하지만 공식을 발견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까 이 공식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아니다. 잘못해서 너무 많은 것들을 이야기할 뻔했다. 큰일 날 뻔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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