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에서 깨달은 문화적 정체성

-- 태국에서 마주한 나 자신 --

by David Rong

중국에서 중국사람들과 매일 어울리면서 팔 년을 살다 보니

어느 날 갑자기 한국에 돌아가고 싶어 졌다.


나는 돌아가기로 했다(2016년).

무조건 가기로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아는 후배가 했던 한마디 말이 생각난다.


"거기... 태국 파타야는 천국(??)이예요...

꼭 한번 가보세요"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가기는 가되,

"태국 파타야나 한번 들렸다가 가자."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결정이 나에 10년 동남아 생활에 시작이 되었다.




파타야 근처 해변 - 한시간 정도 가야합니다.




|동남아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


나는 본래 동남아를 아주 안 좋게 봤었다.

늘 나에 말은 똑같엤다,

"야 똥남아 미쳤다고 가냐?"였다.


그냥 어마어마하게 더울 것 같고, 벌레 무성하고,

뭐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것저것 별로 좋은 일이 없었다.


그렇다고 나는 또 미국이나 유럽 등 외국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거기 가봤자 키 크고 멋지게 생긴 우월한 인종 들이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아래로 쳐다보는 게 그렇고..


열등감 은 안 느끼는 체질이지만 ,

눈앞에서 무시 당하면 피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비행기 오래 타는 것도 너무 맘에 안 들고

그래서 안 간다. (못가는거기 뭐)


사진이나 유튜브로도 충분하다.

"세상에 어떤 유명한 곳도 막상 가보면 별거 없더라." 다.




파타야 풍경



|파타야, 예상을 뒤엎은 천국


하여간 중국에서 출발 태국 파타야 에 한번 들리게 되었다.

와우! 감탄이 절로... 이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중국에서 태국으로

이게 정말 역대급 반전임에 틀림이 없었다.


태국 파타야가 천국임에는 원헌드레드퍼센트였다!!


멋진 바다. 강렬한 태양과 열기.

친절한 태국인, 자유로움,


행복한 미소 짓는 온 세계 여행객들,

거리에 넘처나는 해피 에너지,


아름다운 여인들...

최고의 가성비.


이 모든 게 너무 굿 굿이었다!


나는 지금도 누가 너의 일생 중에

가장 므흣했던 때를 떠올려 보라면


예전 그러니까 10년 전 그 당시 (2016년)

파타야 길바닥에서 느꼈던 그 바람과 그 느낌이

베스트 10 안에는 무조건 들어가겠다.


천국에 도착한 게 맞군 맞아,

여기가 천국이야!


살자 여기서 살아!




파타야 풍경



| 파타야 정착, 그리고 이상한 시선들


장기거주는 간단하다. (너나 간단하지)


6 개월 짜리 콘도를 하나 구하고,

오토바이를 한대 사서 이리저리 오가면 된다.


처음며칠 묵었던 한인운영 게스트하우스도

한국인들을 만날 수 있는 장소라 가끔 놀러 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데... 뭐가 이상하다.

나는 당혹감에 빠졌다.


게스트하우스 주인부터 다른 모든 한국인 친구들이

나를 자꾸 이상하게 보며,


"너는 중국인이야"라고 이야기한다.


심지어 한 한국인은 다른 한국인 들한테

"이 친구는 중국인이야"라고 소개를 한다.


생사람 잡네.

이건 뭐지? 정말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었음.

당혹함. 씁쓸함..... 이유가 뭘까?


한국에서 태어나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 살았고...

중국에 좀 있었다고, 한국말을 더듬는 것도 아니고

생긴 것도 그저 평범한 옆집 남자인데...

왜 그럴까?... 정말 이상했다.




Pattaya - David Rong



| 깨달음: 언어를 넘어선 문화적 몸짓


그리고 언제나처럼 세월이 좀 흘러서

나는 그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흔히 인종, 국가 등 을 구별할 때 언어를 꼽는다.

그런데 이 언어 에는 말하면서 짖는 미묘한 표정이나 몸짓,

심지어 걸음걸이, 눈빛, 웃는 방식까지 포함되어 있음을

난 알지 못했던 거다.


중국인들은 대화 중에 고개를 뒤로 젖히며 웃는 습관 있는데

내가 한국인 속에서 그걸 매일 하면서

“나 한국인 맞아”라고 하면, 어찌 되겠나?


한국인 들은 전혀 안 하는 몸짓과 표정을 계속하고 있으니…..

그 친구들은 은연중에 이상함을 감지하게 되고...

"뭔가 이상해? 한국사람 아닌 거 같아...."

"그래, 이 친구는 중국인이로군!" 이렇게 발전하게 되는 거다.



|문화적 정체성의 변화, 보편적 경험


일본에서 오랜 세월 산 한인 교포들.

미국에서 오래 거주한 한인 이민자들.

베트남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한인들.


그들 모두는 어느 순간

"내가 속한 줄 알았던 한국인 그룹"에서

"어색한 외부인"처럼 취급되는 경험을 격게 되는 거다.


물론 세월이 좀 지나면서

한국인에 몸짓 표정 등을 되찾을 거고,

그러면 주위에 한국인들도

자연스레 그 일을 잊게 된다.




파타야 시내 해변 입니다.



| 에필로드: 문화 간 제스처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엄지 척 제스처는 중동지방에서 하면

무례한 짓으로 오인받을 수 있다.


러시아, 불가리아, 인도 일부 지역에선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 '예',

위아래로 끄덕이면 '아니요'라는 뜻이란다.


→ 한국인이 "아니요!! 아니요!!" 하며 고개를 열심히 좌우로 흔들지만,

이 사람들 은 "응, 좋다고, 알았어!"라고 오해하게 되겠지.


조심하세요! ㅎㅎ.



파타야에서 30분정도가면 보이는 해변




--이상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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