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생각
- 이정하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중에서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푸른숲 2002 -
삶의 여정에서 우리는 자주 상처받고 아파한다. 깊은 슬픔과 고통에 처해 있을 때 극심한 고립감을 느끼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위로가 필요한 바로 그때, 나는 어떤 위로를 건네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나는 비에 흠뻑 젖어 걷고 있는 상처받은 이에게 우산을 건네는 대신 함께 걸어주는 사람인가? 울고 있는 이에게 가슴 한쪽을 내어주고 있는가? 떨고 있는 이를 살포시 안아주고 토닥여 주고 있는가?
삶에 지치고 아픈 영혼에게는 피난처가 필요하다. 잠시 쉴 수 있고, 뒤돌아볼 수 있고,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는 공간. 우리의 따스한 위로가 그런 공간이 된다. 위안받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공간, 다시 일어나 웃을 수 있는 공간. 상처받은 영혼에게 나는 어떤 공간을 내어주고 있는가?
감당하기 어려운 삶의 무게와 깊은 절망에서 헤매는 누군가에게 나의 시는 위로가 되고 있는가?
따스한 포옹과 부드러운 손길과 함께 “넌 더 이상 혼자가 아니야”라고 속삭여 주고 있는지.
뜨겁게 흐르는 눈물, 심장에 바르는 약이 되고 있는지.
숨 쉴 수 있는 고요한 숲, 마음껏 소리칠 수 있는 바다가 되어 주고 있는지.
어두운 밤을 밝히고 선 달과 별이 되어 주고 있는지.
- 자작시 <생각만으로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