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위안

시 생각

by 동네시인

"길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터덜거리며 걸어간 길 끝에

멀리서 밝혀져 오는 불빛의 따뜻함을"


- #나희덕 < #산속에서 > 중에서.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1999 -






살아가면서 어느 순간 길을 잃을 때가 있다.

낯선 도시에서, 처음 가보는 골목길에서, 산속에서,

심지어 늘 다니던 산책길에서도 무엇에 홀린 듯이 길을 잃을 때가 있다.



나희덕 시인은 “길 끝에 멀리서 밝혀져 오는 불빛의 따뜻함을”

길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고 했다.


“누군가 맞잡을 손이 있다는 것”과 “산속에 갇힌 작은 지붕들”조차

얼마나 위안이 되고 힘이 되는지를 알려준다.




우리는 종종 마음의 길을 잃을 때도 있다.

마음이 갈 곳을 잃어버리고 헤매일 때가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과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어둠에 갇혔다는 고통,

더 이상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무것도 없다는 좌절감으로

길을 잃고 털썩 주저앉아 있을 때, 그때


멀리서 보이는 그 흐릿한 불빛은 따뜻하고,

맞잡은 손은 사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고,

작은 지붕들조차 힘이 될 수 있는,

그 위안과 희망에 대하여 생각한다.




길을 잃어 본 사람은 안다.

어둠 속을 그것도 홀로 헤매다가 만나는 그 두려움과 좌절에 대해서.

그리고 멀리서 흐릿하게 보이는 불빛으로 인한 안도감을.


길을 잃은 우리에게 시인은 이렇게 말해준다.


“그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시인이 말하는 이 따뜻한 희망을,

마음의 길을 잃고 힘겨워하는 우리 모두에게 전하고 싶다.





<답 시>



"너덜대는 하루의 끝에서

힘겹게 걷고 있는 그림자를

슬며시 비춰주는

저 초승달 때문에"


- 자작시 <자꾸만 눈물 나려고 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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