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학
흔히 소리 훈련, 표현 훈련 그리고 듣기 훈련, 말하기 훈련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말들을 들으면 각 훈련마다 전용의 '반복 방법'이라는 것이 있을 것으로 상상한다. 즉, 지시한 대로 따라 하면 듣기 훈련, 말하기 훈련 등이 될 것 같은 식의 방법을 예상하는 것이다. 하지만 훈련이라는 것은 '전용의 반복 방법'으로 구분이 되는 것이 아니다. 실제 훈련의 구분은 훈련자의 머릿속에서 일어난다. 즉, 동일한 영어 자료를 사용하고 있고, 동일한 반복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훈련자가 머릿속에서 어디에 관심과 주목을 집중시키는지에 따라서 구현되고 있는 훈련의 유형이 구분된다는 것이다.
훈련자가 머릿속에서 어디에 관심과 주목을 집중시키는지에 따라서 구현되고 있는 훈련의 유형이 구분된다.
소리 훈련, 표현 훈련이라는 것은 영어를 반복할 때 소리와 표현을 영어식으로 느끼고 이해하기 위해서 감각 차원에서 주목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영어식 발성을 바탕으로 해서 소리에 대한 영어식 느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감각 차원의 소리 훈련이고, 영어식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해서 표현에 대한 영어식 느낌과 뉘앙스를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감각 차원의 표현 훈련이다. 반면에 듣기 훈련, 말하기 훈련이라는 것은 영어를 반복할 때 관심과 주목이 영어식 '생각과 감정'의 소통에 집중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소리와 표현을 감각 차원에서 주목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훈련이다.
훈련자가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는 수준과 방향이 달라지면 동일한 영어를 반복하고 있더라도, 문제의식을 느끼는 부분도 달라지고 그에 따라서 후속 조치도 달라지게 된다. 즉, 각자가 느끼고 있는 문제의식에 따라서 누구는 발음을 연습할 수도 있고, 누구는 어휘의 뉘앙스를 고민할 수도 있고, 누구는 유용한 표현을 기억하기 위해서 고민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관심과 주목에 따라서 실질적인 훈련 내용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반복 방법' 자체는 사람마다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요컨대, 반복 방법 자체가 핵심은 아니라는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반복 방법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작동하는 관심과 주목의 대상에 따라서 훈련이 구분되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를 생각해 보자. 자신이 영어를 반복하면서 주목할 부분들에 밑줄을 치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이때 체크 포인트들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발성, 발음, 리듬 차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을 체크할 수도 있고, 또는 어휘, 어순, 문법, 사고방식 차원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을 체크할 수도 있다. 또는 '생각과 감정'을 전달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문장 표현을 체크할 수도 있다. 이때, 소리와 표현 요소 때문에 체크하는 것은 '감각 차원의 훈련 활동'에 해당한다. 반면에 일상 대화를 염두에 두고 유용한 문장에 체크하는 것은 '실전 듣기 말하기 훈련을 위한 활동'에 해당한다.
반복 방법 자체가 핵심은 아니다. 반복을 하면서 머릿속에서 관심과 주목이 어떤 대상을 향하고 있는지에 따라서 훈련이 구분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다른 관점에서 보면, 듣기 말하기 훈련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사전에 훈련자의 소리와 표현에 대한 감각이 먼저 성장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아직 소리와 표현에 대한 감각이 부족하게 되면, 실제 대화에서처럼 '생각과 감정'에 주목하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대신에 소리와 표현에 주목하는 시간은 길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것은 듣기 말하기 훈련이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감각 차원의 소리, 표현 훈련이 되는 것이다.
요약해 보자. 누군가 듣기 훈련과 말하기 훈련 '방법'에 대해서 물었다고 했을 때, 여기서 말하는 '방법'이라는 것이 반복 기법과 같은 실천 차원의 방법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그런 전용 방법이라는 것은 없다. 어떤 반복 기법을 사용해서 어떤 식의 반복을 구현해도 상관없다. 반복 활동 자체는, 겉도는 기분이나 또는 지나치게 힘들다는 기분이 느껴지지 않도록 자신의 현재 능력 수준에 맞게 적절한 방식으로 반복할 수 있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반복 활동을 하면서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머릿속에서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는 대상이 듣기 말하기 수준에 맞고 그리고 그런 시간이 길어지면 그것이 듣기 말하기 훈련이다. 또한, 듣기 말하기 훈련에 대한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사전에 그런 훈련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있어야 한다. 요컨대, '영어 훈련 방법'이라는 것은 '반복 방법' 이상의 문제이다. 즉, 훈련자가 무엇에 관심과 주목을 집중시켜야 할지 그리고 그리고 관심과 주목을 어떤 단계로 진행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지를 말해 주는 체계가 필요하다.
영어 훈련에서는 '훈련 체계'가 필요하다. 이것은 '반복 방법'에 대한 것이 아니다. 훈련자의 머릿속에서 작동하는 개념 차원의 체계이다.
'EOEP 훈련체계'가 하려고 하는 것이 이것이다. 정상적인 영어 훈련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훈련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이슈가 무엇인지, 그런 이슈가 등장하면 그것에 대해서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해서 자신만의 결정을 내리려고 할 때 영감을 얻을 수 있는 큰 개념 그림을 제공하려는 것이다. 판단과 결정은 각자의 상황에 맞게 각자가 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훈련자들은 영어 훈련이라는 것을 큰 차원에서 볼 수 있는 개념 그림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다. 그것이 실질적인 영어 훈련 방법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