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나오는 호랑이를 보고 훈련자는 'tiger'라고 외치고 있고, 옆의 원어민 아이는 'a tiger'라고 외친다면, 그것은 단순히 문법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철학 방식, 사고방식과 관련된 문제이다. 기존의 영어 훈련에서 관사의 중요도가 그렇게 높지 않았던 그 이유는 그것을 문법 규칙 차원에서 익히려고 접근했고, 그래서 '공부의 늪'에 빠질 위험도 높았고, 결과적으로 훈련 효과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사람 중에서 만약 현재 하고 있는 '텍스트 차원의 훈련'에서 벗어나서 '감각 차원의 훈련'으로 한 단계 더 높이고 싶어 한다면, 관사에 대한 원어민 느낌을 그들의 사고방식과 철학 방식을 바탕으로 해서 이해해 보려는 노력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결국 나중에 다른 영어 문제들에 대한 영어식 느낌과 뉘앙스를 이해하는 것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관사는 문법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과 사고방식 차원의 문제이다.
문법에서 말하는 관사의 규칙을 요약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셀 수 있는(countable) 경우 -> a/an, 복수형 사용
'지정된(designated)' 경우 -> the를 사용
a/an, the가 필요 없는 경우 -> 무관사(관사를 붙이지 않음)
그런데 이슈는 훈련자와 원어민이 가지고 있는 'countable'과 'designated'에 대한 개념과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다. 즉, 원어민이 느끼는 '셀 수 있다는 느낌, 지정되었다는 느낌'과 훈련자가 느끼는 그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느낌이 달라지면 당연히 표현도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만약, 훈련자 모국어의 어순과 문법 구조가 영어의 그것들과 차이가 있다면, 이런 개념과 느낌의 차이도 그만큼 큰 가능성이 매우 높다.
훈련자와 원어민이 느끼는 'countable 느낌'과 'designated 느낌'이 다를 수 있다.
영어와 다른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모국어를 사용하는 훈련자라면 '원어민이 느끼는 countable 느낌', 그리고 '지정된 느낌(designated)'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것을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관사가 결정되는 원리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원어민이 느끼는 countable 느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객체 지향 방식'이라고 하는 그들의 사고방식에서 말하는 '타입 객체'와 '실제 객체'라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모든 객체와 개념에는 '틀'이라는 것이 있다. 쉽게 말하면, 붕어빵을 만들 때는 그것의 틀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마찬가지로 school, human이라는 것에는 각각을 정의하는 틀이라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우리가 school과 human이 다르고, human과 tiger가 다르다고 느끼는 것은 바로 이런 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틀 개념이 '타입 객체'에 해당한다. 그리고 실제로 존재하는 '붕어빵, 학교, 인간'이 각각의 '실제 객체'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그들은 같은 유형이다, 같은 타입이다'라는 말은 '객체 지향 관점'에서는 '타입 객체'가 같다는 의미이다. '타입 객체'와 '실제 객체'의 관계는 다음처럼 표현할 수 있다. 훈련자들은 이 그림을 기억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
<타입 객체와 실제 객체>
세상의 모든 객체들과 개념들은 그것을 해당 '타입' 관점에서 볼 수도 있고, '실제 객체' 관점에서도 볼 수도 있다. 이 그림은 붕어빵이라는 객체를 그것의 '타입 관점'과 '실제 객체 관점'으로 구분해서 볼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그런데 '타입'이라는 것은 다시 또 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외적인 구조 관점(틀, 형식)에서 볼 수도 있고, 그 객체의 역할, 목적, 의미, 용도, 가치 등과 같은 '의미 관점'에서 볼 수도 있다.
정리하면, 세상의 모든 객체들을 바라볼 때는 '실제 객체 관점', 그리고 '타입 관점(구조, 유형)', '의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붕어빵에 비유해 보자. 실제 눈앞에 보이는 붕어빵이 있다면 그것은 '실제 객체'이다. 그리고 해당 붕어빵을 만드는 틀에 주목하고 있다면 그것을 '타입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붕어빵의 공식적인 '의미'라는 것은 없지만, 개인에 따라서는 붕어빵에 대한 추억이나 또는 특별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은 붕어빵이라는 것을 '의미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모든 객체는 '실제 객체 관점', 그리고 '타입 관점(구조, 유형)', '의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이제 다음 문장들을 보자.
a kind of tiger
I go to school. 학교 다닌다.
I want a love that will last.
첫 번째 문장에서는 호랑이의 타입(유형)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두 번째 문장에서의 school은 실제 특정 학교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school이라는 것의 역할, 의미, 목적, 용도 관점에서 보고 있다. 그리고 세 번째 예문은 love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실제 객체 관점'에서 보고 있다. 이 예문은 추상적 개념도 객체 관점에서 보면 '실제 객체'가 될 수도 있고 그래서 'a/an'이 붙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원어민은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대상이 있다면 그것이 어떤 관점인지를 감각적으로 구분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구분에 따라서 countable, uncountable 그리고 a/an, 복수형의 활용도 달라진다.
원어민은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대상이 있다면 그것이 어떤 관점인지를 감각적으로 구분한다.
이제 원어민이 느끼는 countable과 uncountable 느낌을 생각해 보자. 원어민들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실제 객체' 또는 '타입(유형)'이라면 countable 한 대상이라고 본다. 그리고 객체의 역할, 목적, 용도, 가치와 의미 관점을 나타내고 있다면, uncountable 하다고 본다.
객체를 '의미 관점'에서 표현하려고 할 때는 uncountable 느낌으로 보고 있다. '실제 객체'와 '타입(유형) 관점'은 countable 느낌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해서 uncountable 하다고 느끼게 되면 a/an, 복수형을 사용하지 않는다. countable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실제 객체'와 '타입(유형)'을 구분하기 위해서 각각의 경우에 따라서 다르게 표현된다. '실제 객체'의 countable 느낌은 우리가 흔히 아는 대로 a/an, 복수형으로 나타낸다. 그리고 타입 객체'의 countable 느낌은 a kind of, kinds of (또는 type, sort)와 같은 식으로 나타낸다.
실제 객체는 a/an, 복수형으로, 타입(유형)은 a kind, kinds 등으로 표현한다.
이제 TV에서 봤던 호랑이를 보고, 원어민 아이가 외쳤던 'a tiger'를 보자. 원어민이 느끼는 a/an이 갖는 느낌은 두 가지가 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다른 것과 구분이 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그런데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은 '셀 수가 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예를 들어, 'a tiger'라고 했을 때, 상황에 따라서 '다른 호랑이와 구분되는 실제 호랑이'라는 느낌을 나타낼 수도 있고, 또는 '한 마리(one)의 호랑이'라는 의미를 나타낼 수도 있게 된다. 아이가 어떤 느낌으로 말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떤 느낌으로 말했더라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tiger'라고만 말한다면, 원어민 입장에서는 약간 신경 쓰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예상할 수 있다.
요약하면, 원어민들은 본능적으로 '타입 객체'와 '실제 객체'를 먼저 구분하고 그리고 각각에 맞게 a/an 또는 복수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원어민이 느끼기에 '구분할 필요도 없고, 셀 필요도 없다'라고 느껴지면 기본적으로 a/an, 복수형을 붙이지 않는다. 앞에서 말한 대로 객체의 원래의 의미, 정의를 나타내는 경우가 그렇다. 그런데 원어민이 '구분할 필요도 없고, 셀 필요도 없다'라고 느끼는 경우는 몇 가지 경우가 더 있다.
원어민은 '구분할 필요도 없고, 셀 필요도 없다'라고 느껴지면 a/an, 복수형을 사용하지 않는다.
우선 단어가 동작과 상태를 나타내는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는 무관사이다. 예를 들어, thought라는 단어가 생각이라는 동작(act)을 나타낸다면 무관사로 사용된다. 하지만, 이것이 '생각하는 내용(something)'을 나타내는 의미로 사용된다면 thoughts처럼 복수형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동작과 상태를 나타내는 의미는 무관사이다.
그 다음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서, at midnight, on Tuesday, in May처럼 매번 돌아오는 경우는 해당 시간, 요일 관련된 객체들을 굳이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 또한 매일 하는 식사의 경우도 그렇다. 그래서 'Have you had breakfast?'처럼 관사 없이 표현된다. 특별히 언급이 없으면 '오늘 아침 식사'를 나타내게 된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객체의 경우, 원어민은 '구분할 필요도 없고 셀 필요도 없다'라고 느낀다.
무관사가 활용되는 또 다른 경우는, 고유한 이름을 나타내고자 하는 경우이다. 'I love Tom. This is Downing Street'의 경우 상대가 이미 Tom과 Downing Street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특별한 관사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
고유한 객체의 경우, 원어민은 '구분할 필요도 없고, 셀 필요도 없다'라고 느낀다.
하지만, 화자(speaker)가 '구분하고 셀 수 있는 느낌'을 의식적으로 나타내려고 할 때는 앞에서 말한 객체에도 a/an, 복수형을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무관사'라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a/an'을 말한다. 뒤에서 보겠지만, '구분할 필요도 없고, 셀 필요도 없다'고 하더라도 the는 붙일 수 있다.
'지정된 느낌(designated)'이라는 것은 '타입 객체', '실제 객체'와는 상관없다. 상황 맥락상 원어민이 느끼기에 '정해진 느낌, 지정된 느낌'이 있다고 생각되면 항상 the를 사용한다.
the는 타입과 실제 객체와 상관없이 '지정된 느낌(designated)'이 있다면 사용된다.
그런데, 원어민이 느끼는 '지정된 느낌'이라는 것은 몇 가지 경우로 구분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영어식 사고방식과 문화 코드 차원에서 이미 '지정된 느낌'을 가지고 있는 대상도 있을 수 있지만, 실제 대화 상황에서 상황 맥락에 따라서 실시간으로 '지정된 느낌'이 나타날 수도 있다.
상황 맥락 차원에서의 실시간적으로 '지정된 느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자.
This is the very book (that) I wanted to read.
이 예문의 경우 'the(very)'를 통해서 '다름 아닌 바로 그 책’이라는 '지정된 느낌'이 부여되게 되는데, 이처럼 일반 단어에 the가 붙는다는 것은, 그 '지정된 느낌'을 부여하는 부분이 문장의 앞뒤 어딘가에 있다는 의미이다. 대화 당사자들은 그것을 서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 예문의 경우는 that 이하 부분이 '지정된 느낌'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지정된 느낌'을 설명하는 부분이 항상 같은 문장 안에 있을 필요는 없다. 다음 예문을 보자.
There were three questions. The first two were easy but the third one was hard.
이경우 같은 문장 내에서는 없지만 이야기 상황의 맥락상 the의 '지정된 느낌'을 나타내는 부분이 앞에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장 맥락, 상황 맥락에 의해서 '지정된 느낌'이 있는 경우가 있다(대부분)
다음은, 사고방식과 문화 맥락 차원에서의 '지정된 느낌'을 보자. 예를 들어, drill이라는 단어는 the가 붙으면 실제 도구로서의 물건뿐만 아니라 훈련이나 훈련 방법 같은 특별한 의미로도 활용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원어민들 사이에서 이미 '지정된 느낌'이 해당 단어에 부여되어 있는 경우이다. 또한 태양, 바다 같은 경우도 그들의 사고방식에 의해서 이미 지정되어 있다는 식으로 표현하고 있고 이때도 the가 붙게 된다. 이런 경우는 문법 책을 보면 많이 나온다.
영어시 사고방식과 문화 차원에서 이미 '지정된 느낌'이 있는 경우가 있다.
사고방식과 문화에 의해서 '지정된 느낌'은 경우마다 암기가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훈련자 입장에서는 문장 맥락과 상황 맥락에서 등장하는 '지정된 느낌'을 느끼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훈련자 입장에서는 문장 맥락과 상황 맥락에서 등장하는 '지정된 느낌'에 우선적으로 익숙해져야 한다.
이것이 실질적인 영어식 감각에 해당한다.
실제 대화 상황에서 관사는 규칙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화자(speaker)가 느끼는 느낌에 의해서 감각적으로 결정된다. 훈련자들은 원어민들이 느끼는 countable 느낌, 무관사 느낌, designated 느낌이 무엇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훈련을 하는 과정 속에서 필요하다고 느끼는 경우의 문장에 대해서는, 그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관사의 느낌을 탐색해 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영어식 사고방식인 '객체 지향 방식'에 점점 익숙해질 수 있게 된다.
현재 영어 훈련을 진행하면서 영어식 감각을 한 단계 더 높이고 싶은 훈련자라면, '객체 지향'이라는 개념을 시간내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