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상황에서의 훈련은 '반복'으로 이뤄진다. 그렇지만 기계적인 반복만으로는 좋은 효과를 내기 힘들다. 흔히 훈련 효과를 높이려면 영어를 반복할 때 '집중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무엇을 집중해야 할지 모른 채 집중하려고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집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집중의 방향'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어느 방향으로 집중해야 할지에 필요성을 느끼고 그리고 실제로 그 방향으로 집중할 수 있을 때 더 깊고, 더 오래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집중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집중 방향이 중요하다.
'집중의 방향'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능력'이라는 것에는 두 가지 면이 있다는 것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어떤 능력이 성장했다는 것은, 단순히 '할 수 있는 능력'만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와 함께 '안 될 때 그 원인을 알아차리는 능력'도 동시에 성장하게 된다. 예를 들어, '발음 능력이 성장했다'는 것은 '발음을 잘하게 되었다'는 의미도 있지만, 동시에 발음이 이상할 때 그 이유를 직감적으로 감지하는 능력도 성장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것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 유사하다. 능력이라는 동전을 두고 봤을 때 '할 수 있는 능력' 쪽에서 볼 수도 있고, '안 되는 원인을 알아차리는 능력' 쪽에서 볼 수도 있다. 간단히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능력의 양면성>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영어 능력'이라는 것은 '할 수 있는 능력'에 해당한다. 그리고 '안 되는 능력을 알아차리는 능력'이 '훈련 감각'에 해당한다.
'영어 능력'이라는 것은 '할 수 있는 능력'에 해당한다. 그리고 '안 되는 능력을 알아차리는 능력'이 '훈련 감각'에 해당한다.
이 두 능력은 함께 성장해야 한다. 실제로, 영어 훈련에서 성공한 사람들 중에서, '할 수 있는 능력' 즉, '영어 능력'만 성장하는 사람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영어가 들리지 않거나 자연스럽지 않다고 느껴질 때, 문제가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그것이 무엇 때문인지를 직감적으로 알아차리고 해결해 나가는 능력 즉, '훈련 감각'도 함께 성장한다.
'영어 능력'과 '훈련 감각' 모두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
이곳에서 '집중의 방향'이라는 개념이 나오게 된다.
'영어 능력', '훈련 감각' 중에서 어느 한쪽의 능력만 성장하게 되면 전체적인 능력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하나가 더 성장하려면 다른 쪽도 반드시 함께 성장해야 한다. 훈련자들이 영어를 들을 때 관심을 가지고 주목할 수 있는 방향을 이 두 능력을 기준으로 해서 구분할 수가 있다. 다음 그림은 훈련자가 두 능력의 성장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집중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고 있다.
<훈련의 집중 방향>
'이해하기 위한 방향으로 집중한다'는 것은, 현재 듣고 있는 영어를 '이해하겠다'는 자세로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①). '문제를 규명하기 위한 방향으로 집중한다'는 것은, 듣고 있는 영어가 이해가 되지 않을 때 또는 들은 것을 그대로 따라 하려는 노력이 잘 되지 않을 때, 무엇이 문제인지를 규명하겠다는 자세로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②). '익숙해지기 위한 방향'으로 집중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한 단계 더 익숙해지기 위한 방향으로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③). 그리고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방향으로 집중한다'는 것은, 아무 문제도 느끼지 못하고 있는데도 겉돌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때 일부러 무엇이 문제인지를 찾으려는 자세로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④).
'집중 방향'은 발성, 발음, 리듬, 어순, 어휘, 문법, 사고방식 관점에서 보면 더 구체화될 수 있다.
<소리와 표현의 집중 방향>
훈련자들은 영어를 반복할 때 집중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이 중에 구체적인 한 방향으로 집중할 수 있다.
훈련자가 어느 방향으로 집중하는지에 따라서 반복효과는 달라지게 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할 수 있는 영어 능력'의 성장에만 주목한다. 그래서 '이해하기 위한 방향', '익숙해지기 위한 방향'으로만 집중한다. 하지만, '할 수 없는 이유를 알아차리는 훈련 감각'이 성장하지 못하면 반복 훈련은 정상적인 방향으로 계속 진행 유지되기 힘들어진다. 즉, '훈련 감각'이 성장하지 못하면 '영어 능력'은 성장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훈련자들의 현재 능력 수준에 따라서 우선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능력과 훈련자들이 현재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하는 방향은 다를 수 있다. 만약 '훈련 감각'이 충분히 성장해서 '안 되는 이유'를 감각적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많은 시간을 '익숙해지는 방향'으로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훈련자들이 이런 수준까지 올라가는 과정 속에서 겉도는 훈련을 줄이고 효과적인 성장을 이루려면, 우선 앞에서 말한 '집중 방향'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원하는 방향으로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집중'보다 '집중 방향' 중요한 이유이다.
겉도는 훈련을 줄이고 훈련 효과를 위해서는 '집중'이 아니라 '집중의 방향'이 중요하다.
훈련자들이 필요에 따라서 '집중의 방향'을 실천할 수 있도록 체계화해 놓은 것이 '디버깅(debugging)'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