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OE 객체 지향 영어
이곳에서 할 이야기의 결론은 '본 매거진은 전략적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결론이 나오기까지의 이야기 전개 과정 속에서 사고 전환 또는 사고 진화와 관련해서 생각해 볼 만한 개념들이 나오게 된다. '훈련 적응'이라는 개념에서부터 시작해 보겠다.
영어 훈련에서 '적응'이라는 것이 무슨 말일까? 기존의 영어 훈련에 대한 사고방식으로는 얼른 대답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냥 좋은 방법 선택해서 영어를 반복하고 필요하다면 공부해 나가면 되는 것이고 그리고 훈련이 힘든 경우는 참고 견디거나 또는 좋은 동기 부여 기법으로 스스로를 독려해 나가는 식으로 훈련해 나가면 되지 않을까? 여기에 적응이라는 거창한 것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 걸까?' 기존의 사고방식이라면 대략 이 정도의 생각을 하게 될 수 있다. 사실 이것이 EOE에서 말하는 '좋은 방법과 의지와 인내 중심의 접근 방식'이 가지고 있는 영어 훈련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이다. 이런 식의 사고방식 관점에서 생각하면 이슈라고 할 만큼의 큰 '훈련 적응 문제'는 없다.
그런데 이런 식의 접근 방식과 사고방식은 현실과 맞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훈련의 성공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있고 그래서 그것이 EOE 방법론과 EOEP 훈련 체계가 나오게 된 근본적인 이유라는 이야기를 'EOE 훈련 방법론 매거진'에서 했었다.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가 보면 '훈련 적응'이라는 것은 매우 큰 이슈가 된다. 이전에 했던 이야기의 일부를 잠시 소환하겠다.
실제 영어 훈련에서 우리가 하는 활동을 살펴보면 '반복 활동', '공부 활동'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 보다 더 중요한 '사고 활동'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 '사고 활동'이라는 것은 고민들과 이슈들이 생겼을 때 실제로 훈련자 각자가 고민하고 판단해서 결정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겉도는 훈련, 무리한 훈련, 공부의 늪' 등과 같은 크고 작은 다양한 고민들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고민이 생겼을 때 현재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판단, 결정해 나가는 일들이 모두 '사고 활동'에 해당한다. 이런 사고 활동이 훈련의 진행과 관리 작업을 실질적으로 구현해 나가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훈련 적응'이라는 것은 이렇게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하고 결정해서 스스로 대응해 나가는 훈련 방식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그것에 점점 적응해 나가게 되는 과정'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좋은 방법'에 따라서 기계적으로 반복하거나 '의지와 인내'로 무조건 참고 견디는 식의 훈련이 아니라 스스로 고민하고 주도해 나가는 방향으로 사고와 훈련이 전환되어 가는 과정이 '훈련 적응'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런 적응 시기에서는 아직 영어에 대한 능력 수준도 낮은 상태이다. 때문에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영어 표현에만 주목할 수밖에 없다. 즉, 모르는 영어 표현이 나오게 되면 어순, 어휘, 문법을 기준으로 해서 이해하려고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수준에서 하는 공부나 반복을 '텍스트 차원의 훈련'이라고 부를 수 있다.
요컨대, 훈련을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훈련 적응'과 '텍스트 차원의 훈련'을 거쳐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두 개념을 합쳐서 EOEP에서는 공식적으로 '훈련 적응 단계'라고 부르고 있다.
영어와 언어적으로 차이가 크게 나는 모국어를 사용하는 성인의 경우는 훈련 적응이 그만큼 힘들고 오래 걸릴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적응 단계를 성공적으로 넘기는지의 여부에 따라서 영어 훈련이라는 것이 새로운 수준의 국면으로 진화할지 말지가 결정된다. 대부분의 훈련자들은 이 적응 과정을 넘기지 못하고 텍스트 차원의 훈련 수준에서 끝나고 만다. 적응 과정의 훈련을 정상적으로 거쳤을 때 그다음 단계인 '감각 차원의 훈련'을 해 나갈 수 있는 준비가 되는 것이다.
성급한 사람들은 훈련을 시작하면서부터 영어 능력의 성장을 기대한다. 영어 능력이라는 것은 훈련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을 때 그 결과로 나타나게 되는 '결과적인 현상'이다. 훈련자들이 주목해야 하는 것은 정상적인 혼련을 구현해 나가는 '과정' 자체이다. 이를 위해서 전체 훈련 과정 중에서 제일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적응 단계를 정상적으로 잘 넘기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이 원한다고 그냥 점프해서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만약 훈련자가 현재 실제로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의 수준이 '훈련 적응'과 '텍스트 차원'과 관련된 문제라면 아무리 자신이 '감각 차원의 훈련', '실전 듣기 말하기 훈련'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도 실질적인 훈련은 '훈련 적응 단계'의 훈련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신이 원한다고 해서 '훈련 적응 단계'와 '텍스트 차원 훈련 단계'를 피하거나 건너뛸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적응 기간의 길이에는 차이가 있더라도 '성인의 경우는 훈련 적응 시기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
만약 이 사실을 잊게 되면 실제로 문제가 생길 수 있게 된다.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훈련에 대해서 '스스로 예상하는 훈련 수준'과 '실제로 자신이 하고 있는 훈련 수준'에는 분명 차이(gap)가 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이 차이가 커지면 커질수록 시간이 지나면서 '해도 되지 않는다'는 '멘탈 문제'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다시 말하면, 자신은 현재 실제로 적응 단계의 훈련을 하고 있는데 만약 '감각 차원 훈련' 또는 '실전 듣기 말하기 훈련'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생각하게 되면 훈련 결과가 실제로 자신이 기대하는 대로 나오지 않게 되면서 '우울, 좌절, 절망'이 악화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적응 단계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무시하게 되면 실제로 이런 식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런 단계적인 훈련을 가능하게 하려면 '자신의 현재 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된다. EOEP의 '상태 관리 체계'에서는 이 이슈에 대한 개념들과 그에 대응하는 전략들을 다루고 있다.
요컨대, 훈련자는 '훈련 적응'을 부정하거나 간과해서는 안된다. 훈련자가 할 일은 반대로 '적응 과정'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기간을 줄이려는 방향'으로 노력해 나가야 한다. 이 부분에서 '훈련 방향성'의 가치가 등장하게 된다.
훈련 적응 기간을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훈련의 방향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즉, '자신이 현재는 이렇지만 언젠가는 어떤 수준, 어떤 상태로로 변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인식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서 막연히 기계적으로 하는 훈련이 될지 아니면 방향성 있는 정상적인 훈련이 구현될지가 결정된다. 당연히 방향성 있는 훈련을 해 나갈 때 그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
그런데 이슈가 있다. 한 차원 높은 훈련의 방향성과 그리고 그와 관련된 개념들을 효과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훈련에 대한 경험을 통해서 이전 단계의 훈련에 대한 '한계'를 실제로 경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훈련 경험과 한계 경험이 없게 되면 앞으로 자신이 할 훈련에 대한 개념들의 필요성이 피부로 와닿지 않으면서 그래서 단순히 '이론적'이라는 기분이 강해지게 된다. 이 부분에서 본 매거진을 전략적으로 읽어야 하는 이유가 등장하게 된다.
'객체 지향 영어 매거진'은 감각 차원의 훈련'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다. 이 매거진을 읽어 나가는 방식은 영어 훈련 경험이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서 각자 다른 방식과 다른 자세로 읽어 나가야 한다.
이미 훈련을 하고 있고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이라면 전체 내용에 충분히 공감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매거진의 주제가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고민과 이슈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면 최대한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고민하면서 읽어 나가야 한다.
반면에 아직 훈련을 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할 생각이 있다는 사람이라면 전략적으로 읽어 나갈 필요가 있다. '자신이 앞으로 가야 할 훈련의 방향성을 사전에 알아둔다'는 정도에서 읽어 나가면 된다.
이 매거진에서는 크게 다음과 같은 주제와 순서에 따라서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처음 - 사고 진화에 필요한 기본 개념들 이야기
중간 - 객체 지향 개념 / 표현 감각 구조 / 객체 지향 탐색
마지막 - 실제 훈련에 적용하기
'중간' 부분이 새로운 개념들과 용어들이 정의되는 부분인데 이 부분이 본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영어 훈련 경험이 없거나 또는 아직 '텍스트 차원의 훈련'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실제로 느껴보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는 '처음'과 '마지막' 부분만 강조해서 읽기 바란다. 중간의 본론 부분은 큰 목차들의 개요 정도만 살펴보면서 자신이 앞으로 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큰 이미지, 큰 느낌만 느끼겠다는 자세로 읽어 나가면 된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어떤 개념이 어디 정도의 위치에 있다'는 식으로만 알아 두면 된다. 그래서 실제로 훈련을 해 나가면서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 나중에 필요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참고해 나가면 된다.
말한대로, '좋은 방법' 이전에 '좋은 훈련 개념'에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훈련 개념에도 차원과 수준'이라는 것이 있다. 따라서 훈련자의 '훈련 경험'과 더불어서 단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알아 가야 한다는 것을 추가해서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문법 공부가 아닌 아닌 또 다른 차원의 '공부의 늪'에 빠지게 된다.
혹시라도 매거진을 읽다가 '너무 이론적이다', '배보다 배꼽이 커지겠다'는 기분이 들게 되면 자신의 시각을 zoom-out 시키는 식으로 해서 이야기를 한발 떨어져서 살펴보기를 권한다. 그래서 현재 자신의 수준과 상황을 살펴보고 그에 어울리는 수준에서 내용을 살펴보면 된다.
현실적으로 중요한 것은 '현재 상황에서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방향성을 스스로 느끼는 것이다'. 이것을 느끼지 못하면 막연히 겉도는 훈련이 길어지게 된다. 설령 방향성 판단에 착오가 있어도 된다. '정답'을 찾는 문제가 아니다. 판단 착오와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자신이 스스로 해 나간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그런 착오와 실수 과정을 거치면서 판단 감각, 훈련 감각이 조금씩 성장해 나가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스스로 방향성을 판단 결정하고 그에 맞게 훈련을 해 나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경험이 쌓이고 훈련 감각이 조금씩 변하게 되면 또 그때 조금 더 구체적인 개념들을 알아가면 된다. 이것이 '개념 중심의 훈련'을 점진적으로 구현해 나가는 모습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것이 본 매거진의 내용을 읽어 나가는 방식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