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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단 Aug 20. 2022

캐나다 여행을 위해 코로나 검사는 몇 번을 해야할까?

2022년 8월 기준으로 대한민국에 입국하려는 사람은 코로나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48시간 안에 검사한 PCR 음성확인서, 또는 24시간 안에 검사한 신속항원키트 음성확인서가 필요하다. 우리는 한국에서 신속항원키트를 가지고 출국했다. 3명의 검사를 위해 여유분까지 총6개를 챙겼고, 3개만 사용했다. 샬롯타운 공항에서 캐리어를 부치면서 검사키트를 빼내어 기내용 가방에 넣었다. 수화물은 곧장 한국으로 가지만, 우리는 토론토 공항을 경해야 한다.


토론토 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던 날 아침, 호텔에서 화상으로 음성확인서를 받을 수 있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한국에서 미리 예약해 둔 사이트인데 VM LIFE CENTERS (lifecenters.ca)라는 곳이다. 한 사람의 검사 비용은 20달러, 두 사람은 25달러, 세 사람은 30달러 등이었다. 세 명의 검사에 30달러를 지불하고 스케줄을 예약했다. 결제가 끝나고 검사일이 다가오면 일정 확인 메일과 접속 링크를 받는다. 화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진행하는 경우 신속항원키트를 직접 준비해야하는데, 중요한 점은 절대로 먼저 개봉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화상에서 전문가가 개봉을 하라고 하면 그때 열어야 한다. 나는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절대로 먼저 열어보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음성확인서가 없으면 한국에 들어갈 수 없기에 긴장하며 이 과정을 준비했다.


15분정도 걸린 검사시간 이후 이메일로 결과 확인서가 전송된다. 세 사람의 음성확인서를 호텔 로비에 비치된 컴퓨터에서 프린트했다. 사실 나는 겁이 무척 많다. 이 나이에 아직도 주사 바늘이 무서워 긴장을 한다.  이제껏 두어번의 코로나 PCR 검사를 했었는데 그때마다 어찌나 긴장되고 당혹스럽고 아프던지. 두 아이들은 의연하게 검사를 받는데, 나 혼자 괴상한 소리를 내며 검사를 받은 적도 있다. 나이값도 못하게 PCR 검사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해외출국 시 코로나 검사를 해야한다는 걸 알고 캐나다 여행을 가지 말까하는 생각을 진지하게 했었다. 코로나 백신 접종자는 PCR 검사없이 캐나다 입국이 허용된다는 걸 알고 정말 좋아했다. 한국 입국 시에도 그나마 통증이 덜한 신속항원검사가 허용된다는 걸 알고 안심을 했다. 호텔 로비에서 음성확인서를 프린트하면서 코로나 검사는 끝인 줄 알았다.






'대한민국 입국자를 위한 수동감시 안내문'

무증상자는 자택으로 이동하며, 입국 후 1일 이내 PCR검사받기(의무사항), 입국한 날부터 6-7일차에 신속항원검사(RAT)권고.


입국심사대에서 받은 안내문에는 1일 이내에 PCR검사를 받지 않으면 관련 법령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적혀 있었다. 귀국 후 PCR검사는 의무사항이었다! 아, 그렇구나! 검사를 해야하는 구나! 나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아니, 이게 뭐라고 호들갑이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주사 바늘만 봐도 오들거리는 나에게 코와 입 안쪽을 찌르는 통증은 상상만해도 공포스러운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예약해 둔 버스를 타고 나의 집에 도착하니 밤 12시가 다 되었다. 새벽 늦게 잠들면서 내일, 아니 오늘 아침에 일어나면 보건소에 가야지하고 생각했다. 보건소 PCR 검사는 오전 9시부터 시작이다. 나와 아이들은 그 시각 조금 전에 도착해서 줄을 섰다. 큐알코드로 사전질문지를 입력하면서 '해외 입국 후 1일 이내'로 체크했다. 집에서 가져온 항공원을 손에 들고 점점 짧아지는 줄을 따라 앞으로 나아갔다.


"제가 겁이 많고, 엄살이 무척 심합니다."

이번에도 괴상한 소리가 나올까봐 검사해주시는 분에게 미리 말을 했다. "네, 살살 안 아프게 해드릴게요." 안아픈 검사 방법이 어디 있을까 싶지만, 친절하게 대답하는 목소리에 용기가 났다, 아이처럼. 쿡 찌르는 두 번의 통증, 언제나 통증은 생각보다 덜 했다. 매번 상상이 만들어 낸 공포가 실제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엄마보다 앞서 검사를 끝낸 두 아이의 손을 잡고 다시 집으로 걸어갔다.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가수 김동률의 노래, 출발이 들려오는 듯했다. 휴! 이제 끝났다는 안도감, PCR 검사를 끝낸 발걸음이 무척 가벼웠다. 캐나다 여행을 준비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들었던 곡이, 지금 이 순간 떠오를 줄이야!


"... 나는 걸어가네 휘파람 불며..." 이제 며칠 뒤에 신속항원검사만 한 번 더 하면 끝이다. 불지도 못하는 휘파람이 나올 것 같은 기분이다. 캐나다 여행을 위해서는 한 번의 PCR 검사와 두 번의 신속항원검사가 필요하다. 코로나 시국이 끝나가는 시점에 자가격리없이 해외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그리고 재유행하는 코로나 위협에서 무사할 수 있기를, 코로나가 종식되거나 혹은 안전하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시기가 어서 빨리 찾아오기를 바란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아이들과의 두번째 해외 여행때는 코로나 검사없이 오갈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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