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서울, 디자인 그리고 사람

by 김동주 Don Kim


이제 못 산 세월에 한 맺힌, 촌스러운 새 것 좋아하기는 사라졌으면 한다.

동대문 DDP를 볼 때마다, 맞은 편 거리의 행거에 잔뜩 걸린 싸구려 균일가 옷들과 대비되는 시점의 그 순간이 챙피하다. 오세훈이 부끄럽고, 고시쟁이들이 벌이는 저급 스토리텔링질에 질린다.

이제 이 땅에 서양놈들 따라하면 잘하는 줄 아는 지도자는 없어져야 한다. 서양의 부정이나 국수주의가 아닌 전통문화의 연속성을 통한 스토리텔링이 가진 Authenticity보다 더한 가치는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는 맹목적인 야외 김치 담그기 행사와 거기 온 두어 명의 '금발' 외국인들 휴일 풍경으로 뉴스보기도 싫다.

전통의 보존 속에, 외국인들과 내국인들이 함께 느낄 매력에 대한 깊은 고민과 유연한 창의적 Rhetoric이 필요하다.



김치 담그기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는 내 개인 경험도 크다고 고백하는데, (서양인 기준으로) 양념의 특성에서 오는 얼얼함과 이후의 맛보기 등에서 태생적으로 체험의 가치가 긍정적이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한국은 김치의 나라이니 김치 담그기를 여는 것일텐데, 글쎄... 주입식 교육을 받아서인가? 이건 뻔하다 못해 일방적이다.


독일 가서 창자에 내용물 넣는 소세지 만드는 체험이 그리 가치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소시지는 양념의 강렬함과 시식에서의 대중성이 김치보다는 그나마 좀 더 긍정적일 듯하다.



항상...

우리는 이미 많은 훌륭함을 가지고 있는데 활용을 엉뚱하게 하는 느낌이다.

어색한 서울 시청사와 우겨 넣은 피맛골, 동대문 DDP 등을 볼때마다 사람의 스토리가 사라져 해외 관광객들이 뭘 보고갈 지 의아스럽다.

개발을 부정하는 민중주의가 아니다. 축적된 삶의 이야기는 새 건물이나 희한한 그 어떤 것도 넘어서지 못하는 매력의 절대 우위를 시장 논리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 같으면 일 아니면 서울은 올 필요가 없겠다.

DDP, 그 자리에 구 운동장을 존치시켰거나 아니면 거대한 한옥 랜드마크를 지었더라면.



기와 없는, 골목길 문화없는 콘크리트 서울이 싫다.


후져보이는 것을 회피하려는 발상은 역설적이게도 결국 가장 후지다. 뉴욕의 매력은 모던함과 세계대전 이전에 지은 Pre-war building들과의 조화가 기막힌 탓이 크다. 서울의 디자인은 문화와 디자인의 궁극에 대해 이해하는 이들이 다루어야한다.

용산 미군부대가 공원으로 재단장된다고 한다. 신도시 아동 놀이터와 같은 형형색색 덕질 안해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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