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이야기 디자인하기 10가지.

감성 마케팅, CBBE Model, 스토리텔링, 감동

by 김동주 Don Kim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내 기억으로는 1천만 관객이 넘은 영화로 알고 있지만, 그 작품은 내 뇌에 네거티브하게 각인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같은 감독의 다른 영화들... 예를 들면 쉬리와 마이웨이 역시 쏟아 부은 invest와 새로움도 있었던 작품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싫어하는 이유는 억지 감정을 짜내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클리셰 (cliché).

뻔하면 설득당하기 어렵다.


https://youtu.be/o2qaXaMU5BQ


태극기 휘날리며의 인트로는... 형이 동생을 위해 먹을 것을 입에 넣어주는 등, 우애깊은 형제의 모습이 처음으로 시작한다. 뻔하게도...

(위 영상은 후반의 전장씬과 세월이 흐른 뒤의 유골 발굴 씬.)


스토리텔링에서 두 형제 이야기는 매력적일 수도 있지만, 이야기의 핵심이 '우애'이고, 상쾌한 반전마저 부재한다면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이 영화에서 주로 느꼈던 것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여타 대작 전쟁영화들에서 보았던 많은 익숙한 장면들과 오버랩되며 감동이 반감된 채 보았던 기억이다. 영화가 항상 예외적이고 새로울 수는 없어도, 나는 이 영화에서 참을 수 없는 감동을 느낀 기억은 없다.


1. 예측 가능한 이야기, 명백한 감정적 장치의 지속적 활용으로 인한 피로감. (전쟁의 상처나 형제, 엄마와 아기의 이야기 등)

2. 울릴 준비를 한 티가 나면 X (사전 감지 최대한 예방)

3. 긴 분량 컨텐츠라면 더욱 불리.


https://youtu.be/yOngOCvFOyo



아마겟돈, 트랜스포머, 진주만 등의 영화는 어떤가? 나는 팍스아메리카니즘, 즉 미국적 가치를 내세우는 "결국 형이 나선다..."부류도 싫어하는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만한 이유는 첫째, 울고 짜는 장면이 없고 두번째로는, 롱 테이크가 아닌 여러 장면이 교차하며 빠르게 전개하는 영상미가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유명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 마이클 베이 감독 등의 전매특허인 단체 보행 슬로모션, (영화 '진주만'의) 사람들 머리 위로 지나는 전투기, 세계 각국의 긴급뉴스에 주목하는 사람들...


이런 특유의 클리셰는 나의 감동을 줄여버리는데, 막상 영화관에서 주위를 돌아보면 일정 시간 설득된 수동적 몰입의 상태로 맞이하는 클리셰이기에, 감동에 젖은 관객들이 대부분이었던 기억이 있다.



4. 익숙한 장면의 신중한 사용.

갈등이나 문제해결을 위한 인원 모집, 의기투합 과정 등의 단계적 나열, 특정그룹이나 국가 등을 선호하도록 유도하는 이야기 등도 진부하게 느껴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게돈 씬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누가봐도 괜찮은 영상과 사운드가 동반한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또한, 의기투합 과정이 진부하더라도 스트레스 요인과 문제해결 욕구는 비례하기에, 스트레스가 크면 클수록 진부함보다 문제해결 욕구에 더 집중하게 된다.


브루스 윌리스 & 벤 애플렉


https://youtu.be/H9OrGsnH-pY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이별씬 중의 하나는 아마겟돈 후반부라고 생각한다. 다시는 볼 수 없음에도 담담하려 노력하는 아버지의 숭고한 희생에 감동 받았던 기억이 있다. 난 세월호의 부모 입장이 되어 보지 않았지만 그들이 받은 큰 고통의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마지막 이별 인사조차 없이 보내야만 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버지가 감동적으로 그려진 예도 적진 않겠지만, 남성 특유의 낮은 소통친화적 이미지로 인해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보다 감정적으로는 덜 다루어진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겟돈에서는 브루스 윌리스 특유의 드라이한 희생에 감동의 빗장이 풀렸던 기억인데...


5. 신선한 인물 구도 (아버지와 딸 그리고 아버지의 잠재적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딸의 남자친구)과 (주위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루저들의 문제 해결이라는 반전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 표현의 절제에서 오는 울림 등도 감동을 배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https://youtu.be/XlzLoQD3MC8

메르세데스 벤츠의 care & trust 캠페인은 근래에 등장한 감성 캠페인의 매우 좋은 예라고 생각하는데, 마음의 울림이 제법 오기 때문이다. 박근형과 그의 오랜 인생 동반자인 아내를 통해 오랫동안 함께 해온 중장년 부부의 희로애락을 영상으로 잘 담았다.


박근형이 직접 부른 노래 첫 소절 역시 남자의 사랑이 진실된 느낌이라 그 설득력을 더욱 배가시켰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긍정적인 상황들 중 하나는 '행복한 노부부'의 모습일텐데, 광고주가 담아내기 원했던 ‘시간과 신뢰’를 박근형이라는 매개를 통해 제품으로 반향시켰다. (영상과 더불어 출연인의 음성과 노래 결합으로 레토릭이 더욱 배가됨)


백년해로한 부부는 매우 예측 가능하고 명백한 감정적 장치임에도 이 캠페인이 효과적인 이유는, 독일 자동차 브랜드 특유의 성능과 럭셔리 타령에서 벗어난, 6. 해당 제품군에서는 새로운 레토릭이기 때문에 신선하게 다가온다. 다만 후반부의 내레이션이 영상 감상을 방해하는 측면이 옥의 티인데, 좀 더 reserved한 방법으로, 나즈막한 타이핑 사운드나 무음 자막으로 그 여운을 끊지 않았었다면 더 좋았겠다.


사실 위의 영상이 나올수 있었던 것도 차범근 지바겐의 미숙한 캠페인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지바겐 복원 feat. 차범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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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신을 얘기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마케팅은 찾기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아래의 영상은 눈물샘 캠페인의 극단이다.


한국인에게 '미안함' 이란 정말 무엇인지...


https://youtu.be/9-VkbFe2U3U


7. 현실감과 사람 냄새를 극대화하고 극적요소는 최대한 배제한 영상과, 시청에 방해되지 않는 편안하며 스토리보드에 적합한 음향 전개 (이해를 돕기위한 내래이션 등의 장치는 없거나 최소화하는게 좋겠다.)


8. 소중한 것, 소중한 가치이나 평소에 잘 반추하지 않거나 정서적으로 반추하기 힘든 것 (가깝지만 먼 존재나 숨겨둔 소망, 사람 등 / 상호 소통이 매우 원활한 부자는 배제)


9. 직접 하기 어려운 이야기 ('미안함'과 '서먹함')를 장치를 활용, 2회 반전 소통함.


10. 그 시대가 기억하는 최초의 이야기가 좋다. (아류인 AIA 생명의 ‘엄마의 밥’ 캠페인도 자체로는 나쁘지 않으나 후발 유사 캠페인이라 폭망 & 내래이션 방해질로 감동이 줄어버렸다. )


그럼에도 몇 개월 후, 영상을 다시 찾는데 애를 먹었다. 광고주가 기억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현대자동차의 The Coaches 기업 이미지 영상은 위에 언급한 대부분을 만족시키는 최고 수준의 기업 홍보 영상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현대차의 마케팅은 정말 발군이라고 느낀다.


https://youtu.be/viXZTWvwgFQ

The Coaches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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