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고객 마음 사로잡는 5가지 원칙-H2-R1

H2R1, 소비 심리, 고객 만족, 고객서비스, 행동과학

by 김동주 Do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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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물에 손 담그기.


실험 1. 60초 동안 차가운 물 (섭씨 13.8도)에 손을 담근다.

실험 2. 약간 따뜻한 물 (섭씨 15도)에 30초간 손을 담근 후, 60초 동안 차가운 물 (섭씨 13.8도)에 손 담근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이 둘 중 하나를 꼭 경험해야 한다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우리가 불쾌함을 경험함으로써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위의 실험은 잘 말해준다. 다니엘 카네만 (Deniel Kahneman)의 이 기본적인 인지심리학 실험 결과 실험 참가자의 70%가 실험 2를 택했다.



이와 유사한 실험이 하나 더 있다. 내시경 검사를 한번이라도 받아본 사람은 그것의 불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당신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다고 생각해보자. 촬영 완료 후 내시경을 곧 바로 빼내기와, 촬영 완료 후 1 분 가량 가만히 놔두는 것. 분명 불편함의 총 시간의 측면에서 봤을때는 내시경을 1분 놔두는 것이 길지만, 촬영 후 바로 내시경을 빼내지 않고 대기하는 행동, 즉 프로세스의 최종 단계에서 불편함의 축소는 그 총량에 관계없이 환자의 사용경험 측면에서 놀라운 만족도 증가가 발견되었다.



당신은 고객 서비스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고객 만족... 고객이 OK할 때 까지... 고객은 왕이며, 심지어 비행기에서 땅콩 갑질을 해도 인내하면 그것이 서비스라고 생각하는가? 고객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구현하기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또 어떻게 알아야 할까?


지난 수십년 동안 많은 학자들이 서비스 관리에 대해 연구해왔다. 대기행렬 이론을 은행이나 브랜드의 콜센터에 적용하고 고객 응대 시간을 초 단위까지 측정하여 그 결과를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등 더 개선된 고객 서비스 만족도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이제 더 이상의 새로운 수단은 모두 고갈될 정도로 분석하고 개선해보려 애썼던게 사실이다.


더 놀라운 건 뭐냐면, 연구 대부분의 포커스는 기업 관점이었지 고객 관점의 접근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회사 입장에서의 운영 효율성과 이익 최대화 관점에서 접근했으면서도 고객 만족이라는 그럴싸한 화장을 시켜 앞에 내세워 왔다고 말 할수 있을 정도로, 우리는 고객의 마음이 정말 어떤지, 고객이 경험한 가치가 어떤지... 기업이 고객과 비로소 접촉하는 서비스의 대면 지점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은 거의 없었다.


Bungee jumper in Helsinki



응용 행동과학의 접목

Applied Behavioral Science


식당에서 테이크아웃을 하건, 아니면 오랜 시간이 요구되는 복잡하고 해결이 쉽지 않은 컨설팅을 하건. 결국 일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본질은 사용자가 그것에 대해서 어떻게 느꼈느냐에 대한 것, 즉, '고객의 인지'이다. 그 인지를 어떻게 형성하는냐에 대해, 행동 과학은 복합적인 단계적 관점으로 대답하고 있다.



순서 효과

Sequence Effects


예전의 좋았던 기억을 떠올려보자....


나는 안개 낀 시애틀의 Lake Haller 호수가에서 보낸 평화로운 시간을 잊을 수 없는데, 가만히 그 기억을 살펴보면... "그 날 새벽부터 일어나서 창 밖 호수의 안개 낀 풍경과 함께 한 아침 식사가 좋았고, 산책 시 아침 이슬에 젖은 잔디밭의 바스락거림이나, 나룻배의 노를 저으며 들었던 음악과 점심에 호수 주변에서 열렸던 벼룩시장의 빈티지 물건 감상, 저녁의 호숫가 바비큐 그릴 등... "


그 날 전부의 경험을 전체적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뚜렷한 장면이나 기뻤던 순간과 같이 상당히 짧은 양의 시간, 즉 순간으로써 기억하는 면이 강하다는 행동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매우 주목할만한 사실이다.


시퀀스 효과라는 것은 순서의 중요성을 입증하는데, 도박의 상황을 예로 들어보면, 처음에 5만원을 따고 이후에 10만원을 잃는 것과, 처음에 10만원을 잃고 마지막에 5만원을 따는 두 가지의 상황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즉, 동일한 결과보다 순서의 배치가 고객 만족에 더 중요할 수 있으며, 특히 경험의 마지막 순간이 모든 과정의 기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지속 효과

Duration Effects


운동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주어진 10분 내에 달리기를 5분간 하는 실험이다.


실험 1. 1분 달리기 5번 반복.

실험 2. 2분 30초 달리기 2번 반복.


달리기 실험 1과 실험 2 둘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더욱 짧게 느껴질까? 1분 달리기 5번 반복보다, 2.5분 달리기 2회 반복이 더 짧게 느껴지기 쉽다 (시간 분배 - duration segmentation).


또한, 내가 무엇에 몰입하고 있을 때의 시간이 외부 자극에 의한 시간보다 훨씬 짧게 느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시간은 매우 주관적일 수 있기에 일반화에 신중해야 하지만, 동일한 길이의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욱 짧거나 길게 느껴질 수 있는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 경험의 길이보다 경험을 어떻게 배치하는지가 체험자의 평가에 더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합리화 효과

Rationalization Effects


살면서 우리 뜻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는 경우는 많다. 그러나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뜻 밖에 벌어진 일들에 대해서 현실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이유를 찾는 경향이 강하다. 확실한 이유없이 벌어진 뜻 밖의 결과에 대해 어떻게든 이유를 찾으려는 것을 두고 행동과학자들은 반사실적 사고 (counterfuctual thinking) 라고 말하는데, 쉽게는 '핑계거리 찾기'라고도 할 수 있다. 결과론적으로 핑계거리를 찾으려 하는 경향은 심리 시뮬레이션으로 잘 나타난다.


'만약 ~했다면 결과는 달랐을텐데'...식의 사고 방식에는 특별히 두드러지는 세 가지 패턴이 있다.

첫째, 결과의 원인을 전체적 구성의 일부로 보기보다 따로 분리한 어느 한 가지만을 원인으로 생각하는 경향이다. 친구와의 전화 통화와 자신의 비행 출발시간 착오, 도로에서의 지체시간 등으로 인해 공항에 늦게 도착하여 비행기를 놓쳤다면, 자신으로 인한 전화 통화와 시간 착오보다는 도로의 지체시간만 따로 떼어 탓하기 쉽다.


둘째, 자신의 습관이나 징크스에서 벗어난 일탈이 나쁜 결과를 가져왔다고 합리화하는 것이다. 승리한 날의 속옷을 다시 입거나 보행 시 선을 밟지 않는 등 일부 운동 선수와 사람들의 징크스 의존은 심한 경우 종교적이기까지 하다.


셋째, 예기지않는 결과에 대해 시스템이나 규정보다는 사람을 탓하는 경향이다. 호텔 객실의 카드키가 사람이 식별하기 어려운 갑작스러운 마그넷 손상으로 인해 작동하지 않아 객실에 들어가지 못한 고객은 카드키의 마그넷 손상보다 엉뚱하게도 담당 직원의 불성실함을 탓하기 쉽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관련된 일에 일정 수준의 통제권을 갖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희생양이나 핑계거리 찾기에 덜 매몰 된다는 것이다. 권한과 관여도가 높다고 느낄수록 뜻 밖의 안좋은 결과에 대해 화도 덜 내는 결과가 나타났다.


사람들이 설명을 듣기 원할 때 책임자는 어떻게든 원인을 만들어 내서라도 설명할 것이고, 그 원인은 '만일 그것을 이렇게 했다면 결과는 다를 수 있었다...' 와 같이 사람들이 쉽게 인지하고 탓할 수 있는 - 그러나 전체 프로세스에서 따로 떨어져 사실과는 동떨어진- '부분'적인 면들에 국한된 설명일 것이다.



원칙 1. 강하게 끝내기.

Finish Strong


경험이나 서비스의 시간, 그리고 그 시간의 처음과 끝에 대해 담당자들은 얼마나 깊이 생각하고 있을까? 대다수의 책임자들은 소요 시간과 시간별로 흐르는 이벤트의 순서등에 대해 생각하거나, 각 단계별 이벤트 자체의 완성도에 집중한 나머지, 시작과 끝이 전체의 퀄리티에서 차지하는 중요도의 비중에 대해서는 간과하기 쉬운데, 이것은 매우 위함하다.


고객의 기억 속에 시작보다는 끝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각인될 여지가 후반부에 훨씬 많기 때문에 멋진 시작과 지루한 마무리보다, 시작은 지루했지만 갈수록 나아지며 멋지게 마무리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사람들은 무언가에 대해 끊임없는 개선에 집착한다. 기업의 담당자가 고객을 실제로 만나는 것 보다 웹사이트가 고객을 만나는 시간이 훨씬 길어지면서 대다수의 기업들은 멋진 웹 사이트를 구축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시각적으로 매우 뛰어나게 폰트 하나까지 정성을 기울이는데, 이런 전략은 상식적이지만 우리의 웹사이트 경험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첫 방문 시의 각인 효과를 위한 멋진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보안 문제, 서비스 해지의 어려움, 불편한 결제와 환불시스템 - 예) 제품 3개 구매 후 그 중 1개 반품 시, 거래 전체 취소 후 다시 2개를 구매해야 한다거나- 낮은 이미지 해상도, 부실한 반품 정책과 제품 설명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만족도의 하락은 빠르다. 이런 경우 고객 입장에서 멋진 웹 화면이 과연 무슨 소용인가?


고객과 만나는 시간이 비교적 짧은 웹 환경에서도 멋진 끝맺음의 중요성이 크지만, 기업 컨설팅이나 최소 수개월 수강을 하는 학원이나 장기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 등 고객을 장시간 접촉하는 서비스 분야에서 강한 마무리의 중요성은 2배 더 중요하다.


안좋은 기억이 한번 각인되면 그 각인에 매몰되어 지속적으로 반감이 강화될 여지는 웹 환경보다 훨씬 크다. 거창한 광고를 보고 시작한 학원의 수업의 질이 갈수록 떨어진다면 해당 클래스에 실제 참여한 수강생의 낮은 만족도를 기반으로 오픈된 웹 환경에서 부정적 인식은 크게 확산, 공유될 수 있다.


반면 초기의 더딘 출발로 일정 시간 성과를 내지 못하는 분야에서 끝이 임박할 시점 큰 성과가 나타났다면 예상치 못한 고객의 기쁨은 더욱 배가될 수 있다. 강한 결말까지는 아니라도 긍정적인 마무리는 꼭 필요하다.


비행 시간 지연, 짐 분실과 비행 취소 등으로 인한 높은 고객 불만율로 악명 높은 항공 회사 역시 예외일 수 없다. 특히 짐의 분실이나 가방 파손 등의 문제는 고객의 부정적 인식 각인에 매우 결정적인데, 이는 반드시 해결해야하는 문제이다. 대한민국 항공업계도 단순히 미소만 짓고 부당한 갑질에 일방적으로 당하며 침묵하는 수동적 서비스보다는 고객의 문제 해결이라는 능동적인 서비스에 역량을 더욱 집중해야 한다.


말레이시아 항공은 고객이 비행기에서 내렸다고 서비스가 끝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는 몇 안되는 항공사 중 하나이다. 특히 해외를 여행하는 고객은 심리적으로 평상시보다 더 불안하기 마련이고 이런 중요한 때에 분실 수하물을 끝까지 찾아주고 교통 서비스까지 제공한 말레이시아 항공에 대한 좋은 경험은 10년이 지난 고객도 깊이 간직하고 있다. 기업이 부담하는 약간의 노력과 비용은 장기적으로 이득이 될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부정적 각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연쇄적 손실을 막는 결정적 행동일 수 있다. 말레이시아 항공의 마지막 시점의 (end-of-encounter) 효과적인 대응은 올바른 끝맺음의 정수였다고 할 수 있다.


https://youtu.be/V7MzjL_8QhQ

구입과 시운전시 제공되는 제네시스의 탁송 서비스, 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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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과학 이론을 적용한 크루즈 선박 관광 업체의 운영 원칙



원칙 2. 나쁜 건 빨리 끝내기.

Finish Badness Early


매도 일찍 맞는게 낫다. 좋음과 나쁨이 분리 되지 않고 함께 뒤섞인 상황에서 사람들은 차라리 나쁜 것을 일찍 경험하고자 한다. 나쁜 것을 일찍 경험하면 이후의 두려움에 대한 걱정은 사라지고, 마지막 시점을 좋은 경험으로 끝냄으로써 긍정적인 경험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


이 원칙은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여러 개의 충치와 잇몸 염증으로 치과를 찾은 6살의 소년이 치료를 받고 있다. 치료 도중 의사가 민감한 부분을 긁어 소년은 짧지만 순간적으로 강한 통증을 느꼈다. 4개의 충치와 잇몸 염증 치료는 마무리 한 상태이고 남은 건 2개의 충치. 남은 2개의 충치는 상태가 심각하지 않아서 직전에 느낀 고통보다는 확실히 덜 아플 것이다.


의사는 여기까지 치료하고 1주일 후에 남은 충치를 마저 치료하자고 할지, 지금 모두 마무리 할지 고민하고 있다. 치료를 지금 계속하는 것은 아이에게 불편함을 주겠지만 아까 느낀 통증보다는 훨씬 덜 할 것이다. 의사는 통증의 총량을 증가시키는 지금의 치료를 완전히 마무리할지, 소년의 치과 치료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심어주게 될까봐 오늘 일단 중단하고 1주일 후에 다시 하자고 할지 고민하고 있다...


행동 과학에 따르면 의사는 오늘 치료를 끝내는게 맞다. 의사가 치료를 재개하면서 총 통증의 양은 증가하겠지만, 끝 부분의 치료가 아프지 않기 때문에 소년이 치료에 대해 부정적으로 기억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치과의 예와 달리 대부분의 서비스에서 신체적 고통까지 경험하진 않는다. 다만 '불편함'은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맛집 앞 긴 줄에서 기다리거나 테마파트 놀이기구의 대기시간 등은 유쾌할리 없다. 맛집이나 테마파크의 경우에는 초기의 불편함과 마무리의 해피함이 있기에 그나마 나은데, 이런 순서가 아니라면 마지막을 긍정적으로 마무리할 (고객과 서비스가 만나는 시간) 접점을 다시 들여다보고, 불편함을 분산시키거나 재배치하는 등의 프로세스 리디자인이 필요하다.


이 글의 초기에 언급한 바와 같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쁜 소식을 가능한 빨리 알기 원한지만, 불행하게도 서비스 담당자들은 후폭풍을 두려워 해 나쁜 소식을 마지막 순간까지 미루고 미루다 최악의 타이밍에 실토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것은 걍 최악이다. 나쁜 소식, 고통, 불편함, 기다림 등을 고객에게 최대한 신속하게 알림으로써 부정적 경험이 서비스 전체에 대한 기억을 지배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원칙 3. 즐거움은 나누고, 고통은 합치기

Extend Pleasure, Combine Pain


서두의 순서 효과에 대해서 언급했던 도박의 예를 다시 살펴보면, 사람들이 손해와 이익, 승과 패, 고통과 행복 등, 두 가지 상반된 관점이 수반되는 상황에서 얼마나 상반되게 (asymetric) 행동하는지 알 수 있다. 1만원을 따는 결과는 동일한데 5천원씩 2번 따고 1만원을 한 번에 따는 경우를 놓고 그 결과를 분석해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5천원씩 2번 따는 것을 더 만족스러워 했다. 상황을 뒤집어 1만원을 잃을 때는 어떨까? 같은 금액을 잃더라도 1번에 1만원 잃은 것을 1번에 5천원씩 총 2회 잃는 것보다 더 선호한다. 기업은 행복을 잘게 나누어 여러 단계에 배치하고 고통은 한 단계로 통합하는 디자인 경영이 필요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프론트라이너들은 만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병원의 동선을 생각해보자. 환자는 의사 진찰을 위해 대기하고 방사선 사진 차례 때문에 대기하고 치료와 주사를 위해 대기하고... 이리저리 다니게하며 길진 않지만 대기 횟수를 반복하게 하는 경우는 매우 흔한데, 대기 시간이 좀 길더라도 한 번 대기 이후 기다리지 않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유리하다.


은행과 금융, 보험이나 통신사 전화 ARS 서비스도 마찬가지로 리디자인할 수 있다. 종종 자동 응답 안내 항목이 1번부터 심지어 8번, 9번까지 가는 경우가 있고 고객은 확실하지 않은 자신의 해당업무 영역을 파악하기 위해 끝까지 듣는 경우가 많다. 몇 초 안되지만 주로 급한 용무가 있을때 전화를 하므로 약간의 짜증은 동반되는데, 이때 8번 9번까지 메뉴를 설정하기보다 세분화를 다음 단계까지 연장하더라도 단계별로 3~4번을 넘지 않도록 설계한다면 기다림 (고통)을 줄이는 효과적인 처방이 될 수 있다. 국제 전시회에서 참가자와 방문자들로 하여금 사전 정보등록을 유도함으로써 현장의 번거로운 명함 돌리기나 신청서를 반복 작성 등의 불편함도 줄었다.


테마파크에 간 기억을 떠올려보면, 실제로 놀이기구를 탄 시간의 길이에 대해서 우리는 잘 인지하고 있지 못함을 알 수 있다. 바이킹과 롤러코스터를 탄 동안의 생경한 움직임이 우리의 인지력을 빼앗기 때문에 실제로 얼마동안 기구를 타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인식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디즈니는 고객관점의 응용 행동과학을 그들 사업에 매우 잘 적용하고 있다. 놀이기구를 타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지루함을 덜 인식하도록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장치를 추가하고, 나아가 놀이기구 타는 시간을 줄임으로써 디즈니월드에서의 하루 동안 더 많은 놀이기구를 타도록 유도, 결과적으로 더욱 풍성한 고객 경험을 창출하는데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10개의 놀이기구가 있는데 그 중 3분씩 5개를 타는 것보다 3분의 절반인 1분 30초씩 10개를 모두 경험하는 것이 고객의 기억에 더 강하게 남을 것이다.



원칙 4. 선택권 부여

Commitment through Choices


고객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은 서비스와 고객간의 유대를 강화하는데 효과적이라고 밝혀졌다. 헌혈시 혈액 기증자에게 어느 쪽 팔로 헌혈할지 선택권을 주는 것만으로 기증자의 고통은 매우 감소한다는 사실이 확인 되었다.

사실 답은 간단하다: 어떤 행위에 대해 통제권을 부여받은 사람일수록, -불편함과 고통이 수반되는 것 일수록- 편안함과 안정감을 더 느낀다. 혈액을 추출할 팔을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부여 받은 통제권은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크게 갖는데, 병원에서는 암과 심장병 등의 대체 치료법을 환자 본인이 선택하도록 하면서 선택권의 중요성을 장기간 확인할 수 있었다. 위험성이 큰 엄중한 일에 대한 결정 과정에 환자를 포함하는 것은 그 가치가 대단하다. 환자는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더 용기를 갖게 된다.


항공기 승객들이 사전에 자신의 음식을 선택할 수 있고, 호텔에서 모닝콜과 알람시계 중 선호하는 것을 고르라고 배려하며 은행에서 긴 줄로 대기하는 방식을 버리고 고객이 선호하는 담당직원과 상담하도록 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선택'을 활용한 만족도와 유대를 강화할 수 있다. 한 사무기기 서비스업체의 고객 불만은 복사기 AS가 빠르게 않은데에서 시작되었다. 회사는 직원 충원으로는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 판단, 고객에게 사안의 긴급성에 따라 방문 스케쥴을 선택하도록 유도하여 긴급한 문제는 신속히 출동하고 급하지 않은 요청은 방문을 뒤로 배치하여 고객 만족의 상승을 이끌어 냈다. 결과는 꽤 놀라운데, 기존보다 오히려 적은 수의 직원으로 운영이 가능했고 또한 고객과의 스케쥴 관련 마찰이 감소했기에 서비스 인력의 이직율도 감소하였다.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고객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면 처리 속도도 그만큼 증가하는 등 인력이 더 필요할 것 같지만 더 들여다보면 고객은 회사의 재빠른 대응보다 선택권을 더 원한다는 사실이다.


원칙 5. 격식

Rituals


서비스 설계를 담당하는 대부분의 서비스 디자이너들은 사람들이 얼마나 격식에 얽매이는지 인식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반복과 친숙함 속에서 편안함과 의미를 느끼려 한다. 이런 격식은 시간적으로 더욱 긴 장기간의 상황, 그리고 전문 서비스의 영역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드러나는데, 고객과 자신과의 관계와 전문 역량을 부각시키거나 동질감을 형성하여 기대감을 올리고 고객을 유혹하고 사후 고객 평가를 듣는 등... 격식과 형식은 다양한 상황에서 부각되고 있다. 회사의 비전 선포식이나 새해 시무식을 살펴보면, 멋진 시작과 함께 현란한 파워포인트로 회사의 지난 발자취와 미래 목표가 선포되면 CEO의 연설과 축하 행사와 식사 등으로 이어지는데...

이런 격식은 매우 무수해서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격식은 고객의 서비스 평가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Playing important part in customers' perceptions of the experience). 행동학자들은 이런 격식이 고객이 서비스를 처음 접할 때 그 서비스에 대해 평가하는데 매우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격식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고객들은 서비스에 대해 쉽게 평가절하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눈에 쉽게 보이는 격식의 벗어남 외의 다른 정확한 원인과 결과를 고객은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 달에 퇴사한 김 과장이 해놨던 회계자료 파일이 훨씬 보기 편하고 함수도 바꿀 필요 없이 정확했는데, 지금은 새로 들어온 조 대리가 세금 신고하는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려서 참 어렵네요." (근본적 이유는 올해부터 새로운 파일 형식으로 일괄 적용하라는 정부 공문이 왔기 때문이다.)


지킬만한 명확한 근거가 없는 기존의 격식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논리적인 인과 관계를 찾지는 않고 결과론적으로 실패를 증명하려는 경우는 주위에서 일상다반사이다. 하지만 실수를 하지 않는게 우선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격식에 대한 고정관념은 바꾸기 매우 어렵다고 행동학자들은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확인하지도 않는 형식적인 요약자료를 매일 출력하는데 시간낭비를 하고 할 필요없는 안부 전화를 하는 등의 별 형식과 격식은, 결과가 좋지 않을 때 비판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는 고객도 예외가 아닌데, 형식과 격식은 고객이 서비스 담당자, 서비스 퀄리티와 그것을 대표하는 회사에 대해 평가하는 결정적 요소가 될 수 있음을 꼭 알아야 한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 바로 고객의 평가 (고객 인식 ; customer's perception) 이다. 서비스 디자이너들은 이런 고객의 평가를 좌우하는 기저의 요소들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 위의 논리를 종합해볼때 나는, 고객 경험에 결정적인 서비스의 시작점(service encounters) 을 설계, 개선함 (engineered to enhance the customer's experience during the process and his or her recollection of the process after it's completed) 으로써 고객의 사용 경험과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지속되는 고객의 서비스에 대한 기억까지 모두 향상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현장에서 적용할 행동과학을 학자들처럼 적용할 필요나 이유는 없다. 위에 언급된 요소들은 학문적으로 어려운게 아니기 때문에 습득하기 쉽다. 자신의 경험과 상상으로 재구성이 가능하고 자신과 동료, 고객들을 연상하며 상황별로 모델링이 가능하다.


어느 부분을 늘리고, 어느 부분을 줄여야 할까? 프로세스의 어느 단계에서 고객이 불편함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디자인하며, 언제 고객에게 선택권을 부여하여 관계를 더 강화할 수 있을까? 어느 단계에서 격식이 필요할까? 마지막 순간이 지나고 고객이 가져가는 나와 우리의 마지막 기억은 어떤 모습이며 어떻게 긍정적으로 각인 시킬까?...... 공감과 상상을 조합한 행동과학은 서비스 제공 (service delivery)을 더욱 향상 시킬 수 있으며, 나아가 고객이 기억하는 우리의 첫 인상과 미래의 잠재고객에게 우리에 관해 얘기하는 모습까지 바꿀 수 있다.


고객 불만 발생 시, 올바른 처치법

The Remedies


- 결과상의 불만, 과정상의 불만

Outcome-based & process-based remedies


만족스럽지 못한 일의 결과에는 물질적 보상이, 직원의 실수나 운영상의 미숙함과 관련된 불만에는 사과가 올바른 방법이며 이를 뒤바꿔 제공하면 효과는 제한적이다. 세금 신고를 하기위해 방문한 세무사무소에 두 명의 항의하는 고객을 발견했다고 상상해보자. 한 명은 일의 결과는 만족스러웠으나 직원의 불친절함으로, 다른 한 명은 제출할 서류 몇 장이 빠진 것을 확인, 고객 집 근처의 다른 경쟁 세무사무소에 방문하여 일처리를 완료해야 했다. 이 상황에서 불만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직원의 불친절로 인해 불만이 생긴 고객에게 할인권 등을 줘봐야 별 소용이 없다. 관리자와 물의를 일으킨 직원이 함께 고객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한편 빠진 서류로 일을 망칠 뻔한 고객에게는 사과하는 것이 별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고객이 원했던 것은 일의 올바른 처리였기 때문에 불편함으로 인한 물적 보상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과를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두 상황 모두에 효과적인 대처이긴 하나 행동과학적 이론에 따르면, 결과상의 불만은 결과에 기반한 방법의 보상으로, 과정상의 불만은 과정에 기반한 보상으로 처리 되어야 효과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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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언급된 이야기들은 우리가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단순히 들어서 수긍하는 것과 이해하고 적용하는 역량과는 별개이다. 실제 비즈니스에 정교하게 적용하려면 이 글과 같이 리스트화, 데이터베이스화 하여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글의 가치 최대화를 위하여 이러한 리스트와 데이터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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