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한국엄마와 미국엄마

가정교육, 엄마, 부모, 독립심, 문제해결능력, 자존감

by 김동주 Don Kim



초등학교 3-4학년 자녀를 둔 한국 엄마 10명과 미국엄마 10명을 대상으로 한 가지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뒤섞인 단어를 재조합해서 뜻이 있는 단어로 조합하는 퍼즐 게임이다. 모두 3개의 단어가 제시되고 아이들이 문제를 잘 풀지 못할 때, 동서양 엄마들을 비교, 관찰하기 위한 것이다.


먼저 한국 엄마.

회오리열차라는 단어를 모르자 엄마는 적극적으로 돕는데, 단어의 순서를 바꾸라는 (거의 알려주다시피) 직접적인 도움을 주자 아이는 답을 맞추고, 엄마는 아이가 했다는듯한 시그널 액션을 취한다.




그러면, 미국 엄마는 어떨까?


아이가 문제를 푸는 동안 지켜보기만 하고 거의 말이 없다.


시간이 꽤 흘러도 아이가 계속 어려워하자 그제야 도움을 주긴 하는데, 얼룩말 (Zebra)라는 단어를 헤매는 아이에게 "아프리카 같은 곳에 사는데..." 라며 간접적인 도움을 준다.



아이가 "표범 맞아요?" 라며 묻자, 엄마는 "나는 말해주면 안돼."라고 답한다...



미국 엄마들은 공통점이 있다.



별다른 개입 없이 그냥 지켜본다는 것이다.



아이가 문제를 맞추지 못해도, 격려만 해줄 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려고 하지는 않았다. 다른 미국 엄마 9명의 경우도 이와 유사했다.


"괜찮아, 뭐든 생각해보렴... "


"아이가 철자를 잘못 놓았을 때 철자를 알려주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아이가 혼자하도록 내버려 두려고 노력하면서 그냥 지켜봤어요. 단어 맞췄을때 기쁘더라구요."

"저는 늘 아이가 스스로 하도록 격려해주는 편이예요. 왜냐하면 매번 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스스로 알아서 하는 법을 배우지 못할 거예요..."



이런 차이는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알아보기위해 카드게임 실험을 했다.



카드를 한 장 선택하면 자신의 점수와 동시에 상대방의 점수도 알 수 있는 게임이다.


카드게임을 하는 동안 제시되는 상대방의 점수는 내 카드보다 더 많거나, 같거나, 적을 수 있다.

이 게임의 핵심은, 엄마들이 상대방의 점수를 얼마나 의식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미국 엄마 11명, 한국 엄마 11명은 뇌의 반응을 측정하는 기구를 착용하고 카드게임을 실험했는데, 놀랍게도 한국 엄마와 미국 엄마 사이에는 놀라운 차이가 발견되었다.



인간이 즐거운 일을 하거나 이익을 얻으면, 쾌락 중추를 담당하는 측핵 부위가 활성화되는데, 카드 게임에서 미국 엄마들은 자신이 점수를 땄을때만 강하게 측핵이 자리한 보상 뇌 부위에 불이 켜지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 상대방의 이익과 측핵 부위 간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 서양에서는 자신만의 기준으로 자기를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 엄마들은 미국 엄마들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자신의 점수가 이익일 때 보상 뇌가 활성화된 것이 아니라, 상대방보다 더 많은 점수를 냈을 때만 강하게 활성화 되었다.


상대방보다 덜 손해일 때, 상대방보다 더 이익일때.


즉 자신의 이익 여부가 아니라 상대방의 손익에 따라 한국 엄마들의 보상 뇌가 반응하였다.


한국 엄마의 경우 상대방과 비교해서 더 이익을 냈을 때 더 만족감이 큰 것이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과의 비교 성향이 강하다는 것인데, 한국 엄마들에게는 제 3자의 눈으로 나를 보는 것, 다른 사람들이 볼 때 내가 어떻게 보이느냐,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내가 더 잘하느냐가 행복의 기준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남과 비교하여 나의 손해가 적다면 만족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것은 건강하지 못한 사고 방식이며, 자존감(self confidence)을 형성하는데 불리한 환경이다.



나의 개인적인 경험상, 같은 나이의 한국인과 서양인을 비교했을 때, 독립심과 의존성, 원망, 자존감 등에 대한 두 문화권의 차이는 매우 컸다.


물론, 가족이라는 문화적 개념의 스펙트럼이 다르기에, 단순 비교는 신중해야 하지만, 부모의 사고 방식문제로 인해 자녀를 억압하거나 응석받이를 양산하는 교육은 사회에 해를 끼친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쓰면서 뇌리를 스친 두 종류의 장면이 있는데,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 한국이 미국팀을 꺾고 우승한 단기전. 또 하나는 전쟁의 수행이나 신대륙 탐험, 혁신적인 사업모델 창조, 노벨상 등 창의성과 긴 호흡이 필요한 장기전...


단기 성과에는 실시간 비교 분석이나 강한 채찍질도 감내가 가능하겠지만, 먼 길을 걷는데 필요한 힘의 원천은 낙관주의를 바탕으로 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은 아닐까?


올림픽이나 운동 경기에서 유독 한국 선수들만 눈물 흘리는 모습은, 그다지 건강하지 않은 느낌이다.


한국 부모 특유의 끈끈한 희생으로 자녀가 성인이 되어 부모에게 고마움을 깨닫는 폭과 깊이는 서양의 그것보다 더 크다고 생각되지만, 이제 서양식 교육의 장점을 접목시키는 것은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되는 것으로 보인다.


자존감이 부모의 하찮은 도움들로 얻어지지는 않는다. 서양 부모의 방식은 냉정한게 아니라, 먼 길을 걷도록 돕는 것일 수 있다.



https://youtu.be/ccricYPB7Zk


https://youtu.be/CIPFbcZxDmc



https://youtu.be/RiQTdP7M1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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