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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동운 Don Ko Oct 19. 2022

미술 공모전

2022년 가을 

학기초, 담당교수가 이스트 로스앤젤레스 칼리지의 ‘빈센트 프라이스’ 미술관 전시 공모전에 작품을 내면 크레딧 점수를 주겠다는 메일을 보내왔다. LACCD에 속한 9개의 2년제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작품을 뽑아 가을에 전시를 하는 것이다. 


크레딧 점수를 받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학기에 숙제로 그렸던 그림 중에 하나를 골라 사진을 찍어 보냈다. 얼마 후, 내가 보낸 그림이 전시물에 선정이 되었다는 이-메일이 왔다. 내가 제출한 그림은 누런 마켓 봉투 종이에 메직펜과 붓에 잉크를 찍어 그린 추상화였다. 자유, 평화, 죽음, 세 단어를 풀어 자음과 모음을 메직펜으로 나열해서 적고, 그 위에 좀 더 큰 자음과 모음을 잉크로 그려 넣은 작품이다. 소련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연일 전쟁이 톱뉴스로 보도되던 무렵이라 '자유, 평화, 죽음' 등의 단어가 내 머리를 맴돌았다. 미국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디자인이라 뽑힌 것이 아닌가 싶다. 


작품을 프레임에 넣어 가져 오라고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마감을 넘기고 말았다. 며칠 후, 미술관에서 메시지가 왔다. 꼭 전시하고 싶으니 가져오라는 것이었다. 아내에게 이야기했더니, 당장 프레임을 찾아 넣어 주었다. 


지난 토요일 오후, 마감 시간을 1시간 남짓 남기고 East LA에 있는 빈센트 프라이스 미술관을 찾아 가 작품을 떨구고 왔다. 60년 미술관 역사상 처음으로 다른 학교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기획전이다. 11월 4일 저녁, 리셉션과 함께 2달 전시가 시작된다. 


http://vincentpriceartmuseum.org/


(전시될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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