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과연 한국 축구팀이 독일을 누르고 16강에 진출하는 기적이 일어날까? 아마도 그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한국팀이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하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강한 대표팀을 갖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많은 리그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한국의 프로축구리그는 팬들에게 외면당한 채 그들만의 시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의 글은 캘리포니아 주의 이야기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주, 또는 교육구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중학교까지는 스포츠 팀을 운영하지 않는다. 그때까지는 공원이나 클럽 등을 중심으로 스포츠에 참여한다. 동네마다 잔디가 깔린 공원이 있고, 실내와 실외 농구장 등의 시설이 있다. 모든 중학교에는 잔디가 깔린 운동장이 있어 아이들은 잔디 위에서 공을 찬다.
공원이나 클럽팀에서는 기초체력과 기본기를 위주 가르친다. 승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시즌이 끝나면 모든 참가자들이 비슷한 크기의 메달이나 트로피를 받는다. 시즌을 끝까지 마친 것에 대한 보상이다.
중학교에서는 주 5일, 매일 1시간씩 체육시간이 있다. 이런저런 공놀이를 하며 야구, 축구, 농구의 기본규칙과 기본기를 가르쳐 주고, 일주일에 한, 두 번은 중, 장거리를 달린다.
LA 교육구의 경우 초등학교는 5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4년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본격적으로 학교 중심의 스포츠를 하게 되는데, 보통 남자의 경우, 미식축구, 축구, 야구, 농구, 배구, 육상. 그리고 학교에 따라 수영, 테니스, 체조 팀이 있는 경우도 있다. 여자들의 경우는 미식축구가 없고 야구 대신 소프트 볼을 하며 치어리딩이 있다.
학교를 대표하는 팀을 ‘Varsity’ 하고 하는데, 이들이 1진인 셈이다. ‘Varisty’ 팀은 학년과 상관없이 기량이 뛰어나고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로 이루어진다. 졸업반인 12학년을 제외하고 기량이 좀 떨어지는 아이들이 모인 팀이 ‘junior’ 팀이고, 저학년인 신입생들로 이루어진 팀이 ‘freshmen’이다. 시즌이 시작되면 한 주에 한, 두 번 수업이 끝난 후 시합을 한다. 원정 시합은 스쿨버스를 타고 이웃 학교에 가서 한다. 인기 종목인 미식축구는 금요일 저녁에 야간경기를 한다. 이때는 밴드와 치어리더 등도 등장한다.
운동신경이 발달한 선수들은 대개 모든 운동을 잘 한다. 그래서 기량이 뛰어난 아이들은 몇 가지 운동을 한다. 봄에는 야구를 하다가 가을이면 미식축구나 축구를 하기도 한다. 스포츠를 커리어로 삼기로 결정하는 시기에 가장 자신 있는, 또는 가장 유망한 종목으로 전향을 하게 된다.
미국은 이번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지 못했다. 미국의 축구가 약한 이유는 운동을 잘 하는 선수들이 축구(soccer)보다는 농구와 야구, 그리고 미식축구(football)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2026 월드컵을 멕시코, 캐나다와 함께 개최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경기는 미국에서 열릴 것이다. 미국 축구협회는 이를 계기로 미국에 축구 붐을 조성할 것이다. 지금 운영되고 있는 미국 축구리그인 ‘MLS’에 유명한 외국선수를 영입하여 전력을 강화하고 중남미와 유럽과의 교류로 팬 베이스를 넓혀 나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른 인기 종목으로 빠져나가던 재능 있는 선수들이 축구에도 관심을 보이며 미국 축구팀의 전력이 향상될 것이다.
한국 축구팀이 월드컵에서 16강 또는 8강에 진출하려면 한국도 생활체육 그리고 축구리그의 활성화를 이루어 경쟁력 있는 선수들을 키워야 한다. 평소에는 관심이 없다가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만 대표팀의 좋은 성적을 바라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며 ‘어불성설’이다.
부디 한국팀이 독일을 상대로 선전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때로는 기적이 일어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