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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동운 Don Ko Feb 17. 2018

친구야, 내가 아프다

일상에서...

 부하 직원이며 친구이기도  ‘레너드’는 유대인이다. 그에게는 유치원 때부터 친하게 지내는 친구 ‘하비’ 가 있다. 하비는 심리상담가인데  역시 유대인이다. 


  두 사람을 통해 유대인이 정말 돈에는 지독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Costco에서 쇼핑을 하려면 유료 회원권이 있어야 한다. 회비를 내고 가입을 하면 회원카드를 두장 주는데 대개는 부부가 사용을 한다. 한데 가입규정에는  두 명이 부부 라야 한다는 제한이 없다. 주소지가 같으면 남자 둘, 또는 여자 둘이 함께 가입을 해도 무방하다. 이를 알아낸 하비와 레너드는 회비를 절약하기 위해 각자 가지고 있던 회원권을 없애고 함께 가입을 해서 격년제로 회비를 내고 있다. 


하비는  부자다. 작년에 작고한 아버지가 많은 유산을 남겨 주었기 때문이다. 형제도 없고 결혼도  적이 없는 하비가 혼자 쓰기에는 벅차도록 많은 액수다. 그의 아버지는 수년 전 LA에 문을  유대인 박물관에 선뜻 3백만 달러를 기증하기도 했다. 


하비와 레너드의 사이가 서먹해진 것은 하비의 아버지가 타던 혼다 자동차 때문이다. 레너드는  차를 8천 달러에 사서 딸에게 주려했는데 하비가 1만 달러를 고집했기 때문이다. 레너드도 형편이 나쁜 사람이 아니다. 부인도 선생님이라 수입이 있고, 은행에는 수십만 달러의 현금이 있다. 두 사람이 서로 양보를 안 하니 거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그는 현금을 주고 딸에게  차를  주었다. 


  이후  사람의 사이가 서먹해져 연락을 끊고 지냈는데 오늘 하비가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전립선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부모 형제 없이 세상에 달랑 혼자뿐인 하비가 전화를   있는 사람은 결국 레너드 밖에 없었던 것이다. 

돈은  때만  것이라고 했던가. 과연 돈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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