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5년 일기

2024. 9. 20.

by 고동운 Don Ko

준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날인데 나는 못 가고 아내가 혼자 다녀왔다. 아침에 준비를 하고 차에 탔는데 기침이 계속 나고 힘이 들어 도저히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내 차에 실었던 짐을 모두 내려 아내 차에 옮겨 싣고 갔다. 늙고 병드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생이 되는구나 싶어 서글픈 생각이 든다. 몸이 아프면 마음에도 병이 찾아온다.


2023. 9. 20.

오늘은 차도 제시간에 오고 승객도 한 사람뿐이라 학교에 일찍 도착했다. 이른 시각에 가니 교정에 학생들이 제법 있다. 지난주 제출한 숙제 중에서 잘된 것을 골라 복도에 전시해 놓았다. 내 것도 있다. 오후에는 시간이 조금 남아 학생증을 만들었다. 아내와 준이가 민서를 만나러 가서 아침에 집 열쇠를 들고 나왔어야 하는데 깜빡했다. 아내에게서 열쇠를 내 차 앞바퀴 위에 올려놓고 갔다고 연락이 왔다.


2022. 9. 20.

은희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 생일에 안 모이면 자기가 맛난 것을 사 가지고 집으로 오겠다고 한다. 내가 나서지 않으면 가족 모임도 없다. 10월 8일로 중식당 용궁에 예약을 하고 그날 오라는 메시지를 가족방에 올렸더니, 다들 오겠다고 했다. 브라이언은 10월 1일에 애너하임에서 만날 수 있느냐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마침 디즈니랜드에 가는데 전날 저녁에 시간이 있다고 한다. 거기까지 내려가려니 귀찮은 생각이 들어 다음에 보자고 했다.


2021. 9. 20.

아내의 부산 고모에게서 카톡이 왔다. 아버지 살아계실 때 한번 다녀가라고 한다. 아내가 겨울방학에 아이들과 함께 한국에 갈 수 있을까 한다. 가고는 싶지만 피곤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10여 시간 비행기 의자에 앉아 가는 것도 힘들고, 미국과 달리 남의 도움 없이는 어디도 갈 수 없는 환경이 아닌가. 아이들과 셋이서 다녀오라고 하니 그건 싫다고 한다.


2020. 9. 20.

내일 병원에 가는 날인데 마음이 무겁다. 무슨 소리를 듣게 될까. 내게 주어지는 십자가는 무엇이든 기꺼이 지고 가겠다고 말은 쉽게 해 왔지만, 이번 일만은 자꾸 마음에 걸린다. 처음부터 일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있었다. 아내가 후르츠 파운드 케잌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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