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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동운 Don Ko Jan 19. 2018

철밥통을 버리다

일상에서...

소치 올림픽이 끝나고 김연아가 은퇴를 발표할 무렵 나도 30 캘리포니아  공무원 직을 은퇴하기로 마음먹었다. 45 생을 시작으로 미국의 베이비  세대의 은퇴는 이미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캘리포니아  공무원의 경우 별 종직을 제외하고는 은퇴연령이 따로 없다본인이 원하면 나이 제한 없이 계속 일을   있다.


연금 수령이 가능한 은퇴나이는 50세부터 시작되지만 그때는 본봉 x 1% x 근무연한으로 연금을 계산하기 때문에 2% 계산이 되는 55 이후에 주로 은퇴를 한다.


수입만을 생각한다면 미국의 국민연금인 social security 받을  있는 62 이후에 은퇴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역시 예외는 아니라 60 또는 62세까지는 그냥 근무를 해야지 하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할  있는 기회가 생겨 58.5세의 나이로 30 공직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많은 이들이 은퇴를 3개월, 6개월또는 1 전에 미리 발표하기도 하는데 너무 일찍 말을  놓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업무를 추진하는데 레임덕 현상을 피하기 어렵다.


지역사무소장에게 30 후에 은퇴하겠다는 통보를 했다갑작스러운 발표에 주위에서 모두들 놀라는 눈치였다.


은퇴를 하게 되면 대개는  식당에서 은퇴식을 한다 정부에는 직원들의 은퇴 파티를 위한 예산이 별도로 없다따라서 참석자들이 $30-40  티켓을 사고 참석하며  돈으로 식사비와 선물 등을 마련한다요즘 같은 불경기에 직원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나는 아래층 대회의실에서 케터링으로 직원들과 점심 한 끼 먹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티켓 가격은 $10 정해졌고 메뉴는 샐러드와 닭고기 튀김파스타와 케이크로 정해졌다.


컴퓨터와 책상을 정리하고 나니 남은 것은 달랑 상자 하나뿐이다.


막상 은퇴를 통보한   열흘 간은  밤중에 잠에서 깨곤 했었다내가 지금 무슨 일을 저지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한참이나 잠을 이루지 못한 날도 있다남들이 다들 부러워하는 철밥통 직장이 아닌가 나이가 들기 전에 무언가 다른 일을  보고 싶었다.


돌아보면 만감이 교차하는  세월이지만 그냥 쉽게 털어버리고 싶다세상을 살다 보면 가끔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갈래길에 서게 된다이때 어느 길을 가더라도 훗날  번쯤은 생각하게 된다그때  길로 오지 않고 저쪽 길로 갔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직장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일을 배운다는 설렘이 있다처음 가보는 오솔길 앞에  기분이다이곳에서 꽃도 보고 비도 만나며 낙엽도 밟게  것이다무엇이든  것에는 희망을   있어 좋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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