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80년대 중반쯤의 일이다. LA 지역사무소로 승진이 되어 간 후 얼마 안 되었는데 하루는 지역 사무소장이 남자 직원들만 모두 불러 모았다. 무슨 일인가 해서 가 보니 이탈리아 이민자의 후손이라 다분히 다혈질인 사무소장이 화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내용인즉, 요즘 남자화장실이 너무 지저분하다는 것이었다. 거리를 유지하고 조준한 후 정확하게 사격하라며 주의를 주는 것이었다. 그 후 화장실이 더 청결 해졌던가에 대한 기억은 없다.
철제 책상에 다이얼을 돌려야 하는 전화를 쓰던 시절의 이야기다. 요즘 같으면 어림없는 이야기다. 그때는 사무실에 재떨이를 놓고 담배도 피웠다.
세월은 많이 흘렀지만 남자화장실의 청결은 아직도 개선이 안된 느낌이다. 화장실에서 변기에 남아있는 남의 배설물을 볼 때의 난감함이라니. 회사도 바꾸고, 건물도 바뀌었지만 화장실 안의 풍경은 별로 바뀌지 않았다.
용무를 보고 물도 내리지 않고 나간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기 어렵다. 자기가 내는 물값도 아닌데.
전에 일하던 직장에도 그런 사람이 있었다. 그가 용무를 보고 나온 후 들어가면 변기 주변에 흘려놓은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또한 그는 절대로 손으로 물을 내리지 않았다. 발로 물을 내렸다. 남들이 함부로 만진 손잡이에 손을 대지 않겠다는 의도다.
오줌 눌 때 다리를 드는 놈은 “멍멍이”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언젠가는 해 주어야지 하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결국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과연 여자 화장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여자들은 좀 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