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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5년 일기

프롤로그(Prologue) II

by 고동운 Don Ko

어느새 일 년이 지났다. 브런치에는 시간차를 두고 1년 전 이야기를 올리고 있지만, 5년 일기장에는 이제 3년이 시작된다. 지난 일 년 동안은 오늘 하루를 정리하며 1년 전 나의 모습을 보았다. 기록해 놓지 않았더라면 결코 기억해 낼 수 없는 일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더러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도 있다. 좋은 기억도 나쁜 기억도 모두 내 안에 남은 작은 흔적들이다. 아직 덜 아물어 아픈 것들도 있다. 세월이 지나 아물고 나면 아련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2년 차 일기가 시작되는 5월 23일부터는 지난 일 년의 이야기는 하단에 놓이게 된다. 이렇게 5년을 이어갈 작정이다.


프롤로그(Prologue) I (2021년)

어떤 일이건 쉼 없이 꾸준히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긴 세월을 두고 해야 하는 일은 더욱 그러하다.

코로나로 자택 대피령이 내려지고 두 달쯤 지났을 무렵, 즐겨 듣는 팟캐스트에 나온 초대작가가 5년 일기를 이야기했다. 한 페이지를 5년으로 나누어, 2년째부터는 작년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며 일기를 쓰고, 3년째는 지난 2년을 기억하며 오늘을 쓰는 것이다.

아마존에 찾아보니 정말 5년 일기장이 있었다. 주문해서 일기를 쓴 것이 일 년이 되어 간다. 2년째 기록을 시작하며 지난 1년의 기록을 브런치에 올리기로 했다.

이제부터 연재하게 되는 일기에는 여러 사람이 등장할 것이며, 많은 이야기들이 펼쳐질 것이다. 1년이나 지난 일들이니 파장이 크지 않겠지 싶지만, 혹시 자신의 이름을 발견하고 다소 당황하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세상사라는 것이 그런 것이다. 일단 벌어진 일이나 내 입을 떠난 말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며, 이 사람 저 사람의 입을 통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있던 일이 없어지기도 하고, 없던 일이 생겨나기도 한다. 이런 것도 사람 사는 재미라고 생각하고 너그럽게 보아주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1년 동안은 하루가 한 문단으로 등장하지만, 내년이 되면 두 문단이 될 것이며, 5년이 채워지고 나면 한 페이지는 다섯 문단으로 가득 찰 것이다. 과연 앞으로 몇 권의 5년 일기를 쓰게 될지 모르지만, 성실히 즐거운 마음으로 계속 기록을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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