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황돼지 Feb 11. 2023

소설 원작 드라마 첫 경험.

- 더 체스트넛 맨

"원작보다 못하다."

"이 정도면 잘 만들었다."

"원작보다 좋은 것 같은데?"


 소설원작 드라마 영화가 나오면 대중은 비교 평가를 한다. 좋은 말도 있지만 박한 평이 많다. 왜 그런 걸까? 독서를 하지 않는 나는 이해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중 <더 체스트넛 맨>이라는 소설을 읽게 되었고, 넷플릭스에 드라마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드라마에 대한 호기심보다 원작과 비교하는 대중의 심리를 이해하고 싶었다.


 <더 체스트넛 맨> 드라마는 나쁘지 않았다. 대중들은 소설과 드라마를 어떻게 비교하는 걸까? 기억 상실증이 아니라면 반드시 한쪽을 본 후 다른 것을 봐야 할 것이다. 첫 화부터 누가 범인이고 어떤 반전이 있는지 알고 있는데 공평한 비교가 가능할까? 나는 스토리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분위기와 소품 그리고 연기력 위주로 보았다. 소설을 읽을 때 상상하던 장면이 모니터에 나올 때마다 알 수 없는 만족감을 느꼈다. 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재미였다. 스토리를 알면 재미가 없을 거라고 속단했다. 예상치 못한 포인트에서 편견 하나가 사라진 것이다. 재미는 찾아가는 거라는 말이 와닿았다.


 소설과 다른 점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등장인물이 트렁크에 갇히는 스토리가 있는데 소설에서는 밀폐된 트렁크 속 공포를 잘 묘사했다. 드라마에서는 트렁크가 아니었다. 캄캄한 트렁크를 카메라에 담으면서 등장인물의 심리와 액션을 전달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LOL(League of Legends)이라는 게임을 좋아하는 등장인물도 있는데, 소설에서는 '한국의 박수현'이라는 프로게이머를 좋아한다는 언급이 있다. 뜬금없이 한국이 언급되어 반가웠는데 드라마에서는 삭제됐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아쉬운 선택 같았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은 영화가 더 유명한 작품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소설을 접한 사람이 많다. 개인적으로 해리포터가 그랬는데 1권을 읽다가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독서에 흥미가 없던 시절이기도 했지만 영화보다 느릿한 전개가 지루했다. 무엇보다 상상력이 모조리 막혀있는 느낌이었다. 영화를 먼저 봤기 때문에 등장인물과 마법 세계는 이미 고정된 이미지가 있었다. 원작을 나중에 읽는 경험에서도 재미를 찾을 수 있을까? 방법이야 있겠지만 손이 잘 가지 않는 것만은 사실이다.


 원작이 존재하면 비교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굳이 우월함을 따지며 감정을 소비할 필요가 있을까? 나는 <더 체스트넛 맨> 소설을 추천한다. 추천하는 이유는 드라마보다 소설을 먼저 봐서일 뿐이다. 내게는 드라마를 먼저 본 감각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말하는 추천은 이런 방식일 수밖에 없다. 소신껏 고르자. <더 체스트넛 맨> 드라마도 재밌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기기만과 긍정적 착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