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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황돼지 Jul 01. 2023

필력이 바닥이라 브런치에 쓴다

- 작가의 문해력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문해력 이슈'라는 표현이 있다. 상대가 말귀를 못 알아먹는다며 비판할 때 즐겨 쓰는듯하다. "너는 진짜 난독이구나.", "논점을 모르네."라면서 말이다. 나랑은 상관없으니 강 건너 불구경인데 가끔은 반박하고 싶을 때가 있다. 애초에 알아먹기 힘들게 쓴 글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 읽는 사람의 탓일까? 문해력과 난독은 '읽는 사람'을 기준으로 한 어휘다. 미디어에서 걱정하는 문해력 이슈란 현대인은 독서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검증된 작가가 쓴 글다운 글을 해석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인터넷에 글을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 '읽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인터넷 세상에서 말하는 '난독'의 책임은 글쓴이에게도 있을 것이다.


 타인의 글에 첨삭을 하는 사람은 문해력이 높을 것이다. 그들은 알아먹기 힘든 글에서도 핵심을 파악한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이 부분은 좀 이상해."라면서 말이다. 브런치스토리를 추켜세울 의도는 아니지만 여기가 그들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곳임에는 틀림없다. 즉, 브런치는 엉망인 글도 알아듣는 사람이 많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 제대로 전달될 확률이 높다면 부담을 조금 덜어내어도 좋지 않을까? 쉽지 않다는 것은 안다.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으니까. 하지만 부담이 쌓이면 하고 싶던 이야기조차 흔들린다.


1. 읽는 사람의 문해력이 높으면.

엉망인 글 - ok

좋은 글 - ok


2. 읽는 사람이 보통이라면.

엉망인 글 - no

좋은 글 - ok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이유 중 하나가 1번 때문이다. 내 글이 의도에 맞게 전달될 확률이 어느 곳보다 높다. 문제는 2번이다. 브런치에 쓰는 글은 정성을 다하는데 다른 곳에 쓸 때에는 대충이다. (나도 그런 편이다.) 문해력 이슈를 줄이려면 반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인터넷 댓글에서 싸우는 이들 전부가 문해력이 낮아서는 아닐 것이다. 대충 싸지른 한 마디가 이상하게 해석되어서다. 카톡도 마찬가지고 SNS도 그렇다. 어디서나 신중하게 쓴다면 좋겠지만, 한 가지만 고르라면 브런치에서는 가볍게 쓰고 다른 곳에서 힘을 주는 게 오해와 다툼이 적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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