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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황돼지 Mar 09. 2024

세상을 바꾸는 위선

- 거짓말

 남자로서 클릭하지 않을 수 없는 썸네일이 보인다. 안 그래도 아름다운 여성인데 메이크업과 조명 그리고 후보정이 더해진다. 보는 사람도 없고 불법도 아니다. 클릭~!! 솔직히 말하면 예상했다. 그러한 영상 대부분은 여성 특정 부위를 클로즈업하고 슬로우와 구간 반복 편집을 한다. 아이돌 영상이 주류지만 본격적인 콘텐츠도 많다. 어쨌든 눌렀으니까 본다. 그리고 '싫어요'를 클릭한다. 영상을 벗어나면 '채널 추천 안함'도 추가한다.


직캠과 룩북 콘텐츠


 최근 기후 변화 콘텐츠가 많다. 쓰레기 줍기,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대체 식량 체험하기 등 선한 영향력을 표방하는 콘텐츠들. 재미가 없더라도 '좋아요'를 누른다. 유튜브는 재생 시간이 알고리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음소거를 해 놓고 새 창을 열어서 다른 영상을 보기도 한다. 안 보는 채널도 취지가 좋다면 구독을 해둔다. 일종의 바이럴 마케팅인 셈이다.


재미가 없어도 '좋아요'를 누른다. 가운데 지켜츄 채널은 볼만하다.






 자라면서 어른들의 위선을 보았다. 20살이 되어도 술 담배는 절대 하지 말라던 어른들은 술 담배를 즐겼다. 친구와 싸우지 말라던 어른들은 끊임없이 다투었고 독서를 강요하는 어른들은 TV 앞을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위선을 혐오했다. 위선이 없어져야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살아보니 내가 틀렸다. <개소리에 대하여>의 저자 해리 G. 프랭크 퍼트는 거짓과 개소리를 이렇게 구분했다. "거짓을 말하려면 우선 참이 무엇인지 연구를 해야 한다. 하지만 개소리를 하는 자들은 그런 게 없다." 위선은 개소리가 아니다. 위선은 이성적 판단으로 생산된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고 싶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거짓말에 치를 떤다. 누군가의 위선적 행적이 발각되면 나락으로 밀어 넣기 바쁘다. 환경 콘텐츠 제작진의 플라스틱 컵과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보았지만 나는 비판하지 않았다. 그들의 콘텐츠로 인해서 줄어들 플라스틱이 더 많을 것 같아서였다.


 결과론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다. 위선이라는 단어의 편향된 관점이 바뀌었으면 한다. 위선이 없으면 세상은 제멋대로 굴러갈 것이다. 선한 영향력 속 숨겨진 작은 위선들을 너무나 강하게 비판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모든 위선이 나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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