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외 투표 밀봉
첫 번째 '관외' 투표를 했다. 관내와 관외의 차이는 봉투다. 그런데 좀 아쉬운 점이 있었다. 봉투가 정확히 밀봉되지 않으면 무효표가 되는데도 현장 관계자가 언급하지 않고 있었다. 내가 투표함에 봉투를 넣을 때에도 밀봉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스티커 떼는 일에 서툰 어르신 등 무효표가 적지 않을 것 같다. 반드시 접착면을 떼어서 봉합하도록 하자.
이를 두고 벌써부터 정치적 논쟁이 오가고 있다.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더불어민주당 계열의 진보 정당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어서 국민의힘 계열의 언론사가 관외투표 밀봉에 관한 언급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선거의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치였다. 어쨌든 사전투표 득표만 다룬 통계가 없으니 누구의 말이 맞는지 모른다. 항상 느끼지만 정치적 논쟁은 참 어렵다. 나는 선관위의 홍보 부실을 탓하고 싶다.
20대에는 투표를 게을리했다. 정치 공부를 해보자며 마음먹기도 했으나 너무나 어려웠다. 누가 나쁜 놈이고 착한 놈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멋모르고 투표를 해서 악형향을 끼치느니 안 하는 게 낫지 않냐는 합리화를 했다. 나이를 먹으며 투표는 꼭 하자는 생각으로 바뀌어 갔지만 선택은 여전히 어려웠다. 그러던 중 일본에 있을 때 투표를 하지 못한 일이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선거였다. 박근혜에 관한 평가가 어떠하든, 그것에 찬반을 언급하기가 꺼려졌다.
정치를 모르겠다면 관상을 보고라도 찍으라고 권하고 싶다. 양비론을 지향한다면 3 지대를 찍으면 된다. 무효표를 던져도 좋으니 투표장에는 가야 한다. 살다 보면 정부와 정책을 비난하는 순간에 직면하는데 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은 마음속에 명분이 서지 않는다. "투표도 하지 않는 내가 찬/반을 주장할 자격이 되는가?" 한 번의 게으름이 평생을 괴롭힌다. 노후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투표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