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 아빠", "xx 맘"같은 아이디. 처음에는 별생각 없었지만 지금은 부정적이다. 온라인 게임을 할 때였다. 상대 편에 "짱아(가명) 아빠"라는 유저가 있었다. 게임 특성상 험한 말이 오가는 일이 많았는데, 당연히 "짱아 아빠"도 타깃 중 하나였다. 사람들은 "짱아 아빠"를 줄여서 "짱아"라고 불렀다. 그리고 모든 욕은 - 짱아 -로 시작됐다.
아이디 외에 자녀 이름을 넣는 대표적 예는 상호이다. "짱아 치킨"을 보자. 자식 이름을 넣은 만큼 양심적이고 성실하겠다는 의지일까. 어쨌든 상호는 타깃이 되더라도 어느 정도 바로잡을 수 있다. 고객에게 사과, 서비스 개선, 환불 등 객관적인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 악의적인 진상 고객이 걸리더라도 "짱아 치킨 xx"라는 비난만 감수하면 된다. 그들의 타깃은 치킨이지 짱아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도 충분한 리스크라 생각하지만 아이디에 비하면 양반이다.
"짱아 아빠"가 온라인상에서 아무리 매너가 좋아도, 언젠가는 자녀 이름이 들어간 욕설을 마주한다. 이 상황의 문제는 바로잡을 가이드라인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인간관계의 호불호는 치킨처럼 간단하지 않다. 사람은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고 의도하지 않은 미움을 산다. "짱아 아빠"를 비난하고자 할 때, 사람들은 '짱아'를 떠올리지 '아빠'를 떠올리지 않는다. 온라인은 짧고 빠른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아빠'는 생략되고 '짱아'만 남을 확률도 높다. 더 악의적인 자들은 자녀의 이름을 인용해서 비난할 것이다. 흔히 패드립이라 불리는 그것은 부모 한정이 아님을 상기해야 한다.
요즘 30~40대 부모들의 위 세대는 인터넷이 없었다. 바꿔 말해 현재 자녀 이름을 넣은 아이디를 사용하는 부모들은 '짱아'의 경험이 없다는 의미다. 그것이 어떤 감정인지 이해하지 못한다면 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자녀에게 애정을 표현하고 싶다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인터넷상 아이디가 아닌 "짱아 아빠"가 프린팅된 잠옷을 마련하는 편이 효과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