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보 악플러 기록장
공격적인. 소신 있게 댓글 달기 좋은 곳은 어디일까. 커뮤니티는 특정 성향을 공유하기 때문에 적당하지 않다. SNS는 각개전투가 많고 리스크가 높다. 네이버 블로그? 다음 카페? 이쪽은 노출빈도가 낮다. 결국 제일 만만한 곳은 유튜브다. 초등학교 3학년과 58년 개띠가 거품 물고 싸우는, 평등의 정점인 곳.
1)
2022년 다크호스 키워드. 연령대를 의미했지만 지금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변질됐다. 단어만 MZ일 뿐 문맥은 '요즘 것들'과 일치한다. 듣는 입장에서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꼰대', '틀' 따위 단어로 반격하는 이들이 많다. 다시 말해 MZ를 꼰대의 반의어로 여겨도 무방하다는 의미다. 문제는 변화를 인지하는 순서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여전히 연령대만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MZ를 안다는 것 자체를 젊은 감각이라 착각하는 이들도 있다.
"역시 MZ 세대는 어디로 튈지 모르겠구만!"
- "엠쥐엠쥐 거리지 좀 마. 이 틀딱 xx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위와 같은 무차별 공격보다는 설명이 다수였다.
"MZ는 밀레니얼과 Z를 포함해 20~40살 어쩌구 저쩌구..."
"세대갈등은 로마시대에도 있었다."
과거의 다른 세대보다 MZ가 조명되는 이유를 생각해 봤다. 첫 번째는 MZ의 상품화다. 신세대, 젊음, 청춘 같은 단어보다 마케팅 측면에서 MZ가 더 COOL~해 보였을 것. 두 번째는 일반화다. 90년대 신세대라고 해봐야 빨강머리에 힙합바지 피어싱이 마지노선이었다. 그런데 2022년 신세대의 다각화는 걷잡을 수 없어서 일반화를 시도한 게 아닐까? "MZ 세대 특!"이라며 그들을 규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만가지 성향이 다 들어가 있다. 타투, 왁싱, 번아웃, 워라벨, 해외여행, 가치소비, 오타쿠 성향, 코로나 영향으로 접촉 기피, 정시 출퇴근, 합당한 보수. 이 정도면 xx을 만들려고 작정한 게 아닐까? 이렇게까지 적대적인 이유는 영 앤 리치(Young and rich)를 견제하기 위함일까? 확실히 MZ에 포함되는 연령대는 건국 이래 가장 높은 교육과 안전, 그리고 첨단 기술의 풍요를 누린 세대다. 적이라고 가정하면 까다로운 상대다.
2)
특별히 월드컵을 위한 분류는 아니다. 콘텐츠와 댓글이 많아지면 공격할 대상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있었던 일본과 독일 경기만 해도 그렇다. '전범국 더비'라며 양측을 조롱하는 사람. 독일은 사과를 했지만 일본은 안 했으니 일본이 져야 한다는 사람. 그래도 아시아니까 일본이 이겨야 한다는 사람. 싸움이 안 날 수가 없다.
굳이 왜 놀아나냐며 한심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악플이 노출되는 근본적 문제는 정상인이 참여하지 않아서다. 첨부한 댓글의 영상도 조회수가 2만이 넘지만 댓글은 100개뿐이다. 10%만 댓글을 달았다면 저것들을 발견하기 조차 힘들었을 것이고, 찾았다 하더라도 악플이 득세하는 형국도 아니었을 것이다. 참여자가 늘어나면 악플의 비중도 높아질 거라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악플러는 한 명이 여러 개의 댓글을 달기 때문이다. 가져온 댓글만 하더라도 같은 사람이 여러 번 등장한다.
3)
2022년은 4세대 여자 아이돌 황금기이라 불린다. 팬도 많고 안티도 많기 때문에 공격할 자리도 많다. 이곳의 특징은 품앗이다. 1번이 공격당할 때 2번 3번 4번이 같이 때리고, 2번이 당할 때는 1번 3번 4번이 때린다. 팬덤이 크지 않으면 눈뜨고 코베이는 구조. 이를 이용한 악질 유튜버들의 수입을 생각하면 배가 아프다.
"1번 그룹 좋게 말해줘서 우리랑 같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번에는 까더니 이번에는 왜 이럼?"
상식적으로 보면 위와 같은 반응이 맞다. 하지만 아이돌 정보는 구독이 아닌 키워드와 이슈로 접하는 일이 많아서 과거에 어떤 영상이 올라왔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작업을 2번 3번 4번 그룹도 해주면 완전히 놀아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