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AI 활용법을 강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9개월이 지났다. 이 무모한 선택의 계기가 무엇이었을까? 지금 돌이켜보면, 우연히 보게 된 유튜브 영상 하나였다. 대기업에 다니다가 직장 생활에 회의감을 느껴 전업 유튜버가 된 한 30대 청년의 이야기. 박사 학위도 있고, 중소기업에서 임원까지 지냈던 내가 ‘주체적인 삶을 살자’는 그의 주장에 매료되었다. 그 순간, 100세 시대의 내 남은 인생이 짧게 느껴지지 않았고, 이번 기회로 그처럼 독립적인 삶을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것을 영상으로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하는 과정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두 배의 에너지를 소모하게 했다. 무엇보다 나를 가장 지치게 한 것은 이 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유튜버는 팔로워가 1,200명 정도만 되어도 수익이 될 만한 의뢰가 들어올 것이라고 했지만, 내 채널의 팔로워는 1,300명을 넘어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마치 바다 한가운데에서 수영을 하다가 지쳐가는데, 발을 디딜 얕은 바닥을 느낄 수 없는 형국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 구독자로부터 이메일이 도착했다. 운동 중에 스마트워치 화면에 이메일 제목 일부가 떴고,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1:1 강의를 10회 정도 진행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그 순간, 흥분과 두려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나 같은 아마추어를 믿고 강의를 의뢰하다니, 그는 정말 내 실력을 검토한 것일까?’ 그런 의구심과는 관계없이,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이미 3차례의 강의를 마친 상태다.
처음 진행하는 강의였음에도 그가 제시한 보수는 예상보다 훨씬 높았다. 1주일에 1~2회 강의로 개인적으로 필요한 지출을 충당할 수 있는 정도의 수입을 벌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기회를 통해 강의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다.
프리랜서의 가장 큰 어려움은 고정적인 수입이 없다는 것이라고들 한다. 그래서 나는 당장의 수입을 늘리는 것보다, 충실한 강의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다양한 분야의 수강생을 고려해 강의 내용을 다각화하고, 점진적으로 난이도를 조정해야 할 것이다.
누군가에게 일대일 강의를 해주는 일 자체가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다. 현재 수강생은 애플 컴퓨터를 사용하지만, 나는 윈도우 기반 소프트웨어에 익숙해 있다. 소프트웨어 설치부터 시작해 예상치 못한 오류까지, 낯선 OS 환경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분은 자신의 분야에서는 유명한 전문가지만, AI는 완전 초보였다. 즉, 초보 강사가 초보자를 가르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이 기회를 상상할 수조차 없었떤 두세달 전의 어느 때와 비교할 수 없이 나은 상황이지 않은가? 그리고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예감할 수 있게 되었다. 막연히 강의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는 것과 실제 수강생을 대하면서 그의 필요와 애로사항을 직접 파악할 수 있는 것의 차이는 크다. 제아무리 고도의 고강도 훈련을 받은 병사라도 실전경험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큰 것과 같다. 나의 삶은 여전히 안개낀 바다를 향해하듯 두렵고 희미하다. 그러나 홀연히 찾아온 솔나무 향기로 인해 저기 어딘가에 내가 닿을 육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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