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책임이라는 토양 위에서 곧게 자란다

by 크리AI티브

나는 조바심의 노예다.

하루라도 빨리, 더 많이, 더 깊이 학습해서

생성형 AI 활용 전문가 중 리딩 그룹에 속하고 싶다.

강의자로서의 자리를 제대로 갖추고,

AI 교육자로서 신뢰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이상적이지 않다.

가정을 위해 경제적으로 충분한 기여를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장모님과 마주칠 때면

‘왜 내 딸만 고생하며 돈을 벌어야 하느냐’는 말을 들은 것도 아닌데,

자꾸만 혼자 미안해진다.

괜히 눈을 피하게 된다.


부모님 역시 아무 말씀이 없으시지만,

80대 초반의 아버지, 70대 후반의 어머니께서

50대 아들이 집안에 머무는 모습을 보고

속으로는 안타까워하실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종종 손수 농사지은 작물이나

지역 특산품을 소포로 보내주신다.

그게 아마 당신들이 표현할 수 있는 최선의 응원일 것이다.


나는 지금 내 꿈을 좇고 있다.

AI를 배우고, 강의를 준비하고,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가장’이라는 무게는 하루도 내 어깨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아무 사이도 아닌 이웃과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괜히 신경이 쓰이고,

대낮에 엘리베이터를 타는 일마저

나 자신을 불편하게 만든다.


최근 둘째 아이는 ADHD 진단을 받았다.

따라서 좀 더 특별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나는 1~2주에 한 번씩 아이를 데리고

미술치료와 저인상담을 받으러 간다.

집에 돌아오면 빨래를 걷고, 저녁을 준비한다.

이건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고,

이제는 시간이 더 유연한 내가 나서는 것이 맞다.

예전에는 직장에 다니던 내가 더 바빴기에

아내가 월차, 반차를 내며 이 역할을 감당했지만

이제는 나의 몫이다.

그리고 이것은 부모의 도리이며,

가장의 의무다.

비록 조바심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도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


지난주에는 미드저니의 새로운 편집 및 스타일 변경 기능을 학습했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유튜브 영상을 하나 올리는 것이 목표였다.

사실 미드저니는 내가 평소에 자주 쓰는 툴은 아니다.

이번 학습은 어디까지나 대학 강의를 위한 준비였다.

그렇다 보니 기존에 익숙한 AI보다

2~3배의 학습 시간이 더 걸렸다.

촬영 중에도 반복되는 실수와 장면 수정으로

시간은 빠르게, 그리고 힘겹게 흘러갔다.

1주일을 거의 온전히 그 작업에 바쳤고,

마침내 금요일 밤 8시에 영상을 게시했다.

정성을 다했고, 내용에도 나름 확신이 있었지만

마음속 약속을 어기고 싶지 않아

약간의 아쉬움을 안은 채로 업로드를 강행했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재생해보니

여기저기 빈틈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시청자의 시선을 끌만한 매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실망이 컸다.

그러나 ‘이게 정말 실패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영상의 첫 목적은

높은 조회수도, 주목받는 콘텐츠도 아닌

강의를 위한 사전 실험과 지식 정리였다.

학생들에게 보다 다양한 AI 툴을 소개해야 했고,

그 과정의 일부로 만든 결과물이었다.


최근 유튜브 채널의 조회수가 조금씩 오르며

‘이제는 좀 노하우가 생겼나?’ 하는 기대도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영상은 그것을 무너뜨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걸 실패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

애초에 내 뜻대로 다 통제될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연습이었고, 그 안에서도 해야 할 일은 묵묵히 해내는 나 자신을 단련하는 과정이었다.


조바심은 여전히 내 곁에 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성패를 떠나 가정을 위해, 내가 맡은 역할을 위해

책임을 다하는 것이

내 꿈을 곧게 자라하는 삶의 토양이라는 것을

나는 지금 가장의 자리에서, 그리고 강의자의 자리에서 조금 늦게 가더라도 반드시 해야 책임을 다해야 한다.



저는 50대 퇴사자로서 매일 모닝다이어리를 쓰고, 주말에 한 번 정리하면서 스스로 얻는 인사이트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다분히 개인적인 글이지만, 보다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작성하고자 합니다.
- 유튜브 채널 링크 : www.youtube.com/@cri.ai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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