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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영 May 02. 2016

#28 전과 후

before&after 변화된 순간을 찾지 말고 변화된 이후를 볼 것

“이것 봐, 눈처럼 민들레 홀씨들이 소복이 쌓여 있어.”

점심시간 막간에 나온 산책 길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홀씨처럼 돌아다닌다.

나의 하루는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도 없이

낮과 밤이 바뀌고 어느새 잠이 드는데

삶의 경계를 찾고 싶어 뜬 눈으로 밤을 보낸 적도 있었지만

시간은 나와 상관없이 바뀌고 있다는 것만 알게 될 뿐


주위를 살피며 재빨리 길을 건너는 출근길

어두워지고 나서야 밖으로 나서는 퇴근길

언제 봄이 왔는지, 언제 꽃이 피었는지 알 수 없는

뒤늦은 깨달음 뒤에 숫자가 바뀌어 간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변했다는 소리를 듣는 일과 같아서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변화의 순간을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다가온다는 것이다.


내가 ‘변해야지, 변해야지’ 해서 바뀌는 것이 아니라

변화란 따라오는 것이다.

이를테면 아이들이 무심코 흘리고 간 말이 내 속에 심기어서

홀씨들이 잘 자라고 있는가 다시 한번 그 자리를 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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