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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영 Sep 05. 2015

#2 바람

Dream 나의 꿈이 누군가가 되는 것이거나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니기를.


한 가지 고백할게 있어.

지난날 너와의 경주에서 나는 졸음 때문에 졌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나는 경주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졌다는 걸 알게 됐어.

너는 깃발을 보고 달렸고 나는 너를 보고 달린 거야.



‘토끼와 거북이’ 우화를 떠올리며 생각한다. 나의 꿈이 누군가가 되는 것이거나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나는 ‘내가 원하는 나’와 ‘다른 이들이 원하는 나의 모습’ 사이에서 고민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본때를 보여주고 싶어서 바득바득, 인정받고 싶어서 불끈불끈. 다른 사람들을 의식해서 쌓아 올린 그 불순물들을 빼고 나면 나는 정말이지 작다. 먼지처럼 가벼워져서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미놀타 X 700, 201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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