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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성 Jul 13. 2020

이제는 인생을 즐기기로 했다

삶은 즐기는 것인가, 버티는 것인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극에 달한 작년과 올해, 가장 답을 내리고 싶었던 의문이다. 물론 정답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삶의 목적을 웬만큼 정해놓고 싶었다. 즐길 거면 확실하게 내려놓고, 버틸 거면 확실하게 허리띠를 졸라맬 작정이었다.

의외로 이 거창한 고민은 금방 해결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인생을 즐기기로 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인생은 마음대로 되는 게 아~무 것도 없으니까."


말 그대로, 인생은 마음대로 되는 것이 그 무엇도 없기 때문이다.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했던 수많은 날은 항상 해가 떠 올랐고, 야심 차게 산 로또는 전부 쓰레기통을 향했으며, 잘 보이려고 노력했던 직장에서는 오히려 미움을 샀다. 내가 가졌던 모든 종류의 야망과 기대는 전부 실망으로 바뀌기 십상이었다.

능력도 부족했고 운도 없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외부 환경을 통제하려 했다는 것이다.

피 터지는 주식 시장에서도, 매매를 할 때 지켜야 할 첫 번째 원칙은 '시장 앞에 겸손할 것'이다. 주가의 오르내림은 그야말로 엿장수(세력) 맘대로다. 호재가 터졌다고 오르란 법 없고, 악재가 터졌다고 떨어지란 법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 같은 개미들은 시장을 이기려 드는 순간 그야말로 큰 코 다친다.


그런데 실제 세상은 더욱 엿장수 맘대로다. '왜 노력했는데 안 되지?', '똑같이 따라 했는데 왜 이러지?' 등, 세상의 진리와 공식을 간파한 양 굴었을 때마다 나는 계속해서 돈과 시간을 낭비했으며, 그로 인해 생긴 좌절과 실망은 고스란히 나에게 떠 안겨졌다.

나는 참으로 어리석게도, 이 사실을 귀납적으로 깨달았다. 실패와 좌절을 수십 번 반복하고 얼굴이 땀범벅이 되고 나서야 '세상에 맘대로 되는 게 없다는 말이 진짜구나' 했다. 


이제는 주어진 것을 향유하며 흐름에 의존하기로 했다. 


여전히 할 수 있는 도전과 노력에 최선을 다 할 것이지만, 그에 대해 세상이 주는 결과를 감히 예상하고 기대하지는 않기로. 


여전히 두려움을 감수할 것이지만, 다가오는 불확실성을 파도 삼아 타보기로.

인생을 즐기기로 결정한 나는 가장 먼저, 글쟁이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에 후회하지 않을 것을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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