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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성 Aug 15. 2020

취업을 했다


어제 한 기업으로부터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오늘 서울에서 치르고 온 필기 시험을 마지막으로, 우여곡절의 취업 준비를 끝냈다. 


작년과 올해의 나는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내 인생의 최저점이었다. 바닥이겠거니 했을 때 지하로 떨어졌고, 이제 떨어질 곳도 없겠다 싶을 때 지옥까지 떨어졌었다. 그 모습은 바닥을 향하는 칼날과 같아서 억지로 잡을 수조차 없었다. 그때 흘린 눈물들이 아직 증발이 안 된 것인지, 아직 이 반등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지금이 인생의 변곡점이라는 것은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변곡점을 반복해야 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입사일까지 보름 정도가 남았는데, 그때까지 그에 대한 마음을 많이 가다듬으려 한다. 경사가 변하는 곳에서 걸려 넘어지지 않기 위함이다. 충분히 기뻐하고, 또 충분히 걱정하려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내 글들은 힘들었던 시기를 겪은 직후에 쓰였다 보니 조금은 염세적인 경향의 것들이 많았는데, 오랜만에 찾아온 오늘은 좋은 소식에 대해 써내려 갈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기쁘다. 나도 항상 다른 작가들처럼 밝고 유쾌한 감성으로 공감을 줄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었는데, 이제는 좀 가능하려나? 


언젠가 취업을 하면 멋진 글로 자랑하고 싶었는데, 막상 그러려니 손가락이 떨어지지 않는다.

역시 내 스타일이 아닌가 보다.

그냥 축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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