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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성 Feb 22. 2022

물가가 하락하면 좋은 것일까?

국민이라면 알아야 할 디플레이션의 함정


 생활 물가가 상승하면 우리는 3천 원에 사던 신라면 5봉을 4천 원에 사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것은 이전 글에서 설명된 인플레이션이다. 반면, 물가가 하락하면 신라면을 2천5백 원에 살 수 있다. 그 반대인 디플레이션이다. 직관적으로 놓았을 때 물가 하락은 그리 나빠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디플레이션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파악해본다.


 먼저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은 고용과 소비, 투자성향을 촉진시킨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일 확률이 높다는 점에 대해 앞서 설명했다. 물론, 지나치게 물가가 상승하여 돈의 가치가 휴지보다 못하게 되는 '초인플레이션'이 아니라면 말이다.


 디플레이션도 표면적으로는 물건을 싸게 살 수 있어 좋아 보이지만 실상은 인플레이션만도 못한 금융 정책의 실패를 의미한다. 이 이유를 쉽게 이해해보자.


 가령, 오늘 3천 원이었던 신라면이, 대한민국이 디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면서 다음 달 2,800원이 됐다. 가격이 저렴해졌으니 다시 오르기 전에 신라면을  무려 한 박스를 산다.


 그런데 이게 웬걸, 디플레이션이 종잡을 수 없이 지속되면서 그 다음 달에는 신라면이 2,500원이, 그 다음 달에는 2,400원이 된다. 사람들은 이제 신라면을 박스째로 사지 않고 추이를 지켜보게 된다.



"지금 안 사고 다음 달에 사면 더 싸지 않을까? 일단 소비를 멈추고 지켜보자."



 이 성향은 디플레이션이 중단되고 인플레이션 국면으로 접어들 때까지 지속된다.


 정리하면, 디플레이션은 일시적으로 소비성향을 띄울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소비성향을 둔화시킨다. 결국 기업의 수익은 줄어듦에 따라 고용도 줄어들고, 어쩔 수 없이 직원들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신라면을  저렴하게 사서 즐겁게 집에 돌아왔더니, 회사에 있어야 할 아버지가 소파에서 TV를 보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전 세계 선진국들은 적당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두고 금융 정책들을 설계하고 수립한다. 디플레이션은 경기 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정책이 실패하면 디플레이션으로 접어들어 실업자가 생기거나, 초인플레이션이라는 샛길로 빠져 화폐의 가치가 상실하는 참사가 발생하는 것이다.


 필자 역시 인플레이션을 지지하며, 양적 완화(한국은행이 시중에 화폐를 직접 공급하여 경기를 부양하는 것)와 테이퍼링(공급한 화폐를 다시 거둬들여 경기를 진정시키는 것)의 거듭된 반복을 통한 적정 수준의 물가 상승을 맞춘다는 21세기의 금융 정책 공식을 지지한다.


 우리가 눈을 감고 있는 이상, 정부는 정부에 유리한 금융 정책을 펼치며 국민들의 지갑을 위협할 수 있다. 정부는 중앙은행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여 물가 수준을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의 결론이 무엇인지는 짐작이 가능할 것이다.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글을 쓰려한 것에는 시간을 허비하기 위함이 아님을 명심하길 바란다.









*이전 글 보기 : https://brunch.co.kr/@donping/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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