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 엄마
난 우리 엄마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엄마는 그냥 내 엄마일 뿐. 그게 다였다. 엄마가 뭘 좋아하시는지 뭘 하시는지 요즘은 어떤 생각을 하시면 어떤 것들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신지. 엄마의 일상은 어떠신지.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한 번도 엄마를 한 인간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까. 그냥 엄마는 엄마. 내 엄마니까 자동으로 내 옆에 계시고 항상 나를 응원해 주시고 언제나 내 편이 되는 사람이라고만 단정을 지었다. 내가 자연스럽게 숨을 쉬듯이 항상 내 옆에 계셔주시는 존재인 엄마.
내가 사는 게 바빠서 정신이 없다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엄마와의 시간을 잘 보내지 않았다. 보내려고 노력한 적도 없다.
내가 직접 엄마가 되어 본 후에야 엄마라는 존재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엄마가 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모든 게 자동으로 되는 게 아닌데. 그동안 내가 엄마가 돼서 힘들고 불편하고 어려운 점만 불평했다. 나의 엄마가 그동안 어떤 삶을 사셨는지는 생각 없이 살았음을 알게 되었다.
엄마 생각이 가끔 들었지만 내가 힘들고 아플 때만 엄마를 찾았다.
엄마도 이제 연세가 많으시고 세상일이 언제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기에. 엄마와의 시간이 아직은 많이 남았다고 착각하는 나. 하지만 내가 한국에 살지 않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일 년에 딱 3주.
1년에 한 번 만나는 엄마인데 한 번도 제대로 둘만의 시간을 갖은 적이 없다. 40년 넘게 살면서 어쩜 한 번도 둘만의 시간을 보낸 적이 없는지. 단 한 번의 여행을 가본 적도 없다.
단 한 번도 안아드리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해 본 적도 없는지.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고 엄마라는 단어 하나로 그 모든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 나.
가족도 타인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다른 사람을 만날 때는 그 사람을 알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난 엄마에 대해서 알려고도 하지 않고 엄마가 어떤 인생을 살아오신 지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이기적으로 딸이니 나만 이해해 달라고 나만 바라봐 달라고 내 옆에 항상 있어 달라고 바라기만 했다.
내가 엄마한테 해드린 것은 하나도 없다. 인간관계에서 서로 노력하고 배려하면서 그 관계를 더 돈독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가족은 특히, 엄마는 그 한 단어 ‘엄마’ 단어 하나로 모든 게 정리가 된다.
일 년에 딱 한 번 주어진 한국에서의 시간.
이번에는 그 시간에 딸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엄마와의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