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공부 2/7
정신이 혼미하다. 이 더러운 기분은 없어질 기미가 안 보인다. 도대체 내가 어제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그게 현실인지 꿈인지 파악이 안 된다.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여러 지인과 친구들에게 문자와 전화를 돌린다. 지금 이 흥분 상태에서 잘못된 판단과 결정을 내리면 안 되기에.
그동안 8년간 회사에서 경험했던 일들이 스쳐 지나간다.
후회가 몰려온다.
육아휴직 후 나의 소중한 아이는 9개월에 유아원을 가고 나는 다시 풀타임으로 회사에 복귀했다. 잦은 출장과 바쁜 회사 일로 아이와 함께한 시간은 하루에 단 30분. 그래도 회사에 다녔다. 돈도 중요했지만 회사일, 내 일이 너무나 재밌었고 일에 대한 열정이 그 누구보다 컸기에.
시간이 흘러 2년 전에는 퇴사하고 제2의 인생을 살 목표를 세웠다. 사표 제출을 하고 회사 마지막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회사의 달콤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재계약을 해버렸다. 그리고 그 이후 다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신이 나간 거 같다. 회사 일에 미쳐서 나는 내가 없었고 뭔가에 홀려 성공만을 위해 달려온 거 같다. 지금 근데 후회해 봤자 무슨 소용인가. 어차피 지나간 일들. 남을 탓할 수가 없다. 다 내가 내린 결정들이니. 누굴 탓할 수 있을까. 온전히 내가 책임을 져야지.
난 이미 회사에서 마음이 떠난 지 오래다. 언제 해고당할지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살고 있었으면서도 지금까지 편안함의 이유로 변화가 필요한 것을 알면서 무시를 해왔다.
이렇게 끝이 안 좋을 때까지 질질 끌어온 것도 나다. 그러니 후회는 하지 말자. 에너지 낭비하면서 후회할 시간에 지금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집중하자. 앞을 보고 나가야 한다는 것을.
힘내자! 분명히 좋은 나날들이 저 미래에 어디선가 날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