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공부 7/7
해고(?) 통보를 받고 일주일이 지났다.
아직 출근은 계속하고 있고, 웃으면서 화상 미팅도 참여 중이다.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답답하다.
나에게 폭탄을 던져 놓고선 회사는 아무 말이 없다.
해고통지서가 우편으로 오고 있을지도.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이 벌렁거리는 내 마음의 불안감은 가셔지지를 않는다. 이메일을 받거나 전화가 오면 가슴이 콩닥콩닥 떨리면서 조이는 느낌이 든다.
기분 나쁜 증상이다. 없어지질 않는다. 겉으로는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속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불안하고 우울하다. 이런 기분 느끼고 싶지 않다.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지.
죄를 짓지도 않고 재판을 기다리는 죄수처럼 처분의 결과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내 모습이 영화 한 장면에 나오는 비련의 주인공 같다.
이 지긋한 기다림. 나를 너무나 지치게 한다. 우울의 늪으로 계속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다.
아무것도 안 하고 숨만 쉬고 싶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화가 갑자기 나기도 하고 갑자기 무기력감에 빠져서 허우적도 거린다. 겉으로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잘 지내고 있다고 당당히 말과 행동을 하는데 아직 내 마음의 상처는 곪아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이 와중에 이렇게 글을 쓰면 마음이 조금은 차분해진다는 것을 느꼈다. 내 마음의 불안감과 어둠을 표현하면서 내 마음 상처가 더 이상 덧나지 않게 해주고 있다.
내 부정적인 감정들을 내가 알고 있는 단어를 총동원해서 표현한다. 그러면서 내가 스스로 치유 중이라는 것을 알았다.
마음먹는 대로 생각과 행동이 바뀌길 바라지만
역시, 난 아직 멀었다. 해고 통보를 기다리는 시간에 더 이상 답답해하지 말고 도 닦는다는 의지로 마음을 평안하게 만들도록 내 마음의 운전대를 돌리는 중이다.
기다리는 자는 복이 있나니,라는 구절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