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폭발
새벽에 자다가 눈을 번쩍 떴다. 우선 내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이 필요했다. 다행히도 난 내 침대에 누워있었다. 혼란스러운 감정을 추스르고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지 잠시 생각을 했다. 난 꿈을 꾸다가 깬 것이다. 얼마나 강력한 꿈이었기에 눈이 갑자기 번쩍 뜨게 된 것인가.
내 눈앞에서 빨래가 돌아가는 세탁기가 갑자기 폭발했다.
더럽고 냄새가 고약한 빨래를 돌리던 세탁기. 그런 세탁기를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둥글둥글 돌아가는 세탁기. 그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중, 번쩍거리면서 큰 굉음이 들린다.
내 코 앞에서 터져버린 세탁기.
화들짝 놀라서 눈이 번쩍 터졌다. 빛 한줄기 없는 어두컴컴한 방에서도 그 세탁기가 터지면서 생기는 강렬한 빛이 눈앞에 보인다.
세탁기 폭발 전에 무슨 꿈을 꾸었는지 기억이 없다. 꿈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현실 같았다. 평생 살면서 이런 꿈은 또 처음이다. 이런 꿈을 도대체 왜 꾸는지. 꿈에서까지 복잡한 마음이 연결이 된 건지도.
억누르고 있던 감정들이 터진 건가?
더러운 냄새나는 이 상황을 깨끗하게 하고 싶은 도중에 참지 못하고 억눌린 감정이 폭발된 건가?
부정적인 감정들이 한 번에 해방이 된 건가?
나도 모르겠다.
명확한 것은 내 마음의 상태가 더러운 빨래이고, 마음을 다시 깨끗하게 하기 위해 세탁기를 돌렸지만, 더 이상 문제해결이 안 돼서 그 쌓인 더러움이 지워지기가 않아서 자체적으로 폭발을 시킨 것.
그 더러운 빨래가 세탁기와 같이 폭발했으니, 내 마음도 같이 폭발!
다시 흰 도화지 같은 깨끗한 마음으로 돌아오기를 정말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