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1년 후의 삶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다

by 돈시맘

브런치 작가가 된 지 일 년이 되었다. 작가가 되었다고 이메일을 받았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절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브런치 작가. 그런데 내가 되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 불가능이 가능으로 변하는 마법 같은 행운을 얻은 것이다. 그날만큼은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정식 작가도 아닌데도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면 세상이 달라질 줄 알았다. 모든 것이 변할 줄 알았다. 환상이 깨지기까지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1년 후,


내 삶에 드라마틱한 변화는 하나도 없었다. 기대에 부풀어 난 바로 책을 출간하고 많은 독자들과의 만남을 기대했다.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혼자 하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던 어리석은 나. 회사 일과 육아로 인해 원하던 글을 자주 쓰지는 못한다는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글을 올리는데 만족해야 했다. 어쩌면 내가 원했던 작가 데뷔가 허무한 꿈이었을지도.


최초로 글을 브런치에 발행했을 때가 생각난다. 너무나 조심스럽고 두려웠다. 써놓았던 글을 몇 번을 읽고 고치고, 또 읽고 고쳤는지. 이렇게 하다가는 글 하나도 발행 못 한 브런치 작가가 될 거 같았다.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발행 버튼을 꾹 눌렀다. 마음이 두근두근, 식은땀이 흐르고, 심장의 박동 소리가 내 귀까지 들릴 정도로 흥분되었다. 실력도 없는 내가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면서 글을 발행하다니.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듯이 뭐가 뭔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뭐든지 가능했다.


내 미흡한 글솜씨로 뭔가를 해보겠다는 자신감이 어디서 생겨났는지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부끄럽다. 그때의 무식한 자신감이라도 남아 있었으면 좋았을지도. 지금 나에게 글쓰기는 쓰면 쓸수록 어렵다. 내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글로 표현하는 것에 점점 한계도 느끼고 있다. 제대로 된 국어교육도 못 받은 내가 한국어로 글을 쓴다는 발상 자체가 특이했다. 많이 쓸수록 실력이 늘어나는 것 같은 착각도 들지만, 1년 전과 똑같이 글을 쓰는 법을 배우지 않은 초보자에게는 글쓰기는 아직도 새롭고 어렵다.



나를 위해 쓰는 글과 다른 이가 읽기를 바라는 글은 차이가 있었다. 남들이 공감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고,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내 인생, 내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다는 다짐 했다.


지금 일 년 뒤, 아직도 난 내 이야기를 쓴다. 인생, 감정들, 사건들… 나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기록 중이다. 이런 나의 지루한 일기장을 한 분이라도 읽어주시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글을 발행한 후 받는 “o 님이 라이킷했습니다 “라는 알림들. 라이킷의 수를 볼 때마다 너무나 감사하고 힘이 되었다. 내 부족한 글들을 읽어주시는 소중한 분들이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아직도 신기하다.


아직 무명인 브런치 작가로서 글을 쓰고 있지만, 내 인생 기록은 계속되고 있다.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을지 몰라도, 한 글자 한 글자 쌓아가는 이 과정이 어쩌면 가장 소중한 변화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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