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렇게 늙는구나
아무 생각 없이 거울을 봤다. 그런데… 갑자기 욕이 튀어나왔다.
„ 너, 누구니? “
거울 속 얼굴이 낯설었다. 거울에 보이는 모습은 내가 알고 있는 내 모습이 아니었다. 쳐진 턱선, 눈가에 자리 잡기 시작한 주름, 퀭한 눈빛, 생기 없는 피부, 희끗희끗 올라온 머리카락들. 무표정하게 빤히 거울의 낯선 사람을 쳐다보고 있는 초점 없는 눈.
이건 내가 알고 있던 나는 아니었다.
언제 이렇게 늟은 걸까? 나는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은 걸까? 그동안 놓쳤던 시간과 함께, 내 젊음도 함께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40대 중반.
체력이 예전 같지 않고, 변화가 낯설고 두렵다. 새로운 흐름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도 모르게 나는 이제 내리막인가?라는 생각이 자주 스친다. 몸과 마음이 늙어간다. 뭔가를 새로 시작하는 것도 귀찮아지고 의욕도 떨어진다.
젊을 때의 신선한 아이다이와 에너지는 분명히 살아졌다. 그 대신 지금까지 난 내가 가진 경험과 통찰이란 소중한 자산을 모았다.
넘어지는 법도, 다시 일어나는 법도 안다.
상처를 덜 받고, 진짜 중요한 게 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었지만, 그만큼의 시간이 만들어준 단단한 ‚나‘가 있다.
내가 직접 겪고 쌓아온 삶의 무게와 깊이.
노화는 나에게서 탱탱한 젊음을 가져갔을지는 몰라도 나에게 성숙함과 인내심을 선사했다. 노화와 함께 조금씩 더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