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부러워하는 삶, 내가 원하는 삶

완벽하지 않은 삶

by 돈시맘

오늘도 출근길. 한바탕 출근길 전쟁을 치르고 거울 앞에서 마지막 점검을 한다. 하루 일과가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퀭헤져있는 나의 모습. 흰머리가 요즘 자주 보이지만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세월을 거꾸로 돌릴 수 없으니. 40대 후반의 내 얼굴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시간의 흔적이니깐. 남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은 완벽한 성공한(?) 워킹맘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마음 한 구석에는 있는 내 불안함을 감추기 위해 노력하는 나. 그 모습을 지금까지는 잘 감춰왔다.


겉으로 완벽한 내 삶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노력과 눈물. 여기까지 오기 위해 많은 것을 타협하고 포기했다. 많은 업무로 인해 아이가 자라나는 중요한 순간을 많이 놓치기도 했다.

그렇게 달려온 지금, 후회가 생기기 시작했다. 내 삶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


남이 부러워하는 삶을 살았다고 내가 원하는 삶은 산거 같지는 않다. 턱없이 부족한 아이와의 시간. 아픈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야 했던 시간들. 나도 존재하지 않았고 엄마로서 아이의 옆에 있지도 못했다.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아이와의 시간이 부족하다고 후회를 하면서도 막상 아이와 하루 종일 있지도 못하고 육아로 인해 스트레스받는 내 모습에 황당하다.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하기에는 체력이 턱없이 모자라고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상태는 최악이다. 이것저것도 아닌 지금 이 상태. 그래서 나 자신한테 묻는다.


도대체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이냐고?


회사일도 육아도 힘들다고 징징 짜는 내 모습을 보면 한심하고 답이 없다. 지금까지 잘 버티어왔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난 나약한 존재인가 보다. 지금까지 증명을 하기 위해서 살아온 나. 누구에게 내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끓임 없이 어필해 온 나. 이렇게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6년을 달려오다 처음으로 6개월간의 휴식시간을 가졌다. 아이가 태어난 후 처음으로 아이와 하루 종일 같이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 짧은 휴식시간을 뒤로하고 난 다시 일을 하러 나간다. 다시 엄청난 후회를 할 것을 알지만 난 일을 하러 나가야 한다. 아마 내가 일을 포기하고 집에 있었다면 그 또한 많은 후회와 원망으로 내가 내 삶을 괴롭혔을 거다.


내 인생에 완벽함은 없다.


내가 부러워하는 삶, 내가 원하는 삶은 아마 존재하지 않을 거 같다. 일과 육아가 같이 완벽한 삶이 과연 어디에 있을까? 두 마리의 토끼를 다 갖은 이가 과연 있을까?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완벽해 보이는 누군가의 삶에도 또 다른 내가 모르는 고민과 결핍이 있으니깐. 나도 내 표면적인 성공적인 커리어 뒤에는 놓친 가족의 소중한 순간들이 있기에.


그동안 완벽한 삶을 사려고 애쓴 나.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나 자신을 위로하고 싶다.

완벽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아름답지만, 그 길이 날 지치게 할 수도 있다고.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되, 나에게 너무 가혹하지 말기를.


오늘도 최선을 다 한 나. 그것만을 도 충분하다.


내일에는 또 다른 시작과 새로 온 기회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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